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24 11:34

세브란스 영상의학과 이영한 교수팀, 'AI 경추 판독기술' 개발

AI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한 영상결과 비교(왼쪽이 AI 판독영상)
AI와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판독한 영상결과 비교(오른쪽이 AI가 판독한 결과)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외상으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에게 의료진은 기본적으로 경추(목뼈)와 흉부, 골반 X선 촬영을 한다. 이때 경추 X선 영상은 응급환자나 중증환자를 평가하고 치료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영상자료로 활용된다.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이영한 교수 연구팀과 연세대공대 황도식 교수가 X선 영상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경추 판독기술'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기술을 이용하면 의료진은 빠르고 정확한 치료계획을 세울 수 있어 시각을 다투는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경추 C2·3번과 C6·7번의 척추앞 공간은 각각 6~7㎜와 20㎜ 정도다. 하지만 내부출혈이나 부종이 발생하면 이 두께가 넓어진다. 이때 의사는 X선영상 판독결과을 관찰해 CT나 MRI 등 정밀검사를 진행해야 할지, 또는 응급처치부터 해야할지 치료 계획을 세워야 한다.

이 교수팀은 200명의 경추 X선 측정값을 데이터화해서 C2번과 C6번 척추앞 공간을 자동으로 검출할 수 있도록 AI에게 학습을 시켰다. 그리고 이렇게 학습한 AI에게 실제 응급실을 방문한 136명의 경추 X-ray를 분석토록 했다.

결과는 고무적이었다. C2의 경우 132명(97%)에서 영상의학과 의사의 진단과 일치했으며, C6는 126명(92.7%)에서 정확도를 보였다. 특히 경추수술을 받은 환자나 임플란트 등 보철물을 가진 환자에서도 AI의 진단은 정확했다.

실제 교수팀은 치과 보철치료를 받은 외상환자의 경추 X선 영상을 의사 판독(사진 좌측)사례와 AI가 판독(사진 우측)사례를 비교했지만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X레이를 판독할 때 척추 앞 공간을 보기 위해 척추 앞 공간선을 그리게 되는데 AI 역시 의사가 그린 공간선과 같은 모양을 그렸다.

교수팀은 이번 AI 진단기술이 긴급하게 선택해야 하는 외상환자 치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적정한 의료인력이 적시에 투입돼 시간과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응급실에서 AI 판독기술이 적용되면 의사의 역할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의사의 집중력을 높이고 역할을 극대화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이 기술은 스타트기업인 ‘딥노이드’에 이전돼 실용화를 위한 임상연구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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