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7.25 09:13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 (사진출처=Chatham House)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는 예외없이 오는 10월 31일 유럽연합(EU)에서 탈퇴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와함께 브렉시트(Brexit) 지지자를 주요 각료에 배치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24일(현지시간)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존슨 총리는 이날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관저 앞에서 가진 첫 대국민 성명에서 "예외는 없다.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를 완수할 수 없을 것이라는 비관주의자들을 공격하면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3년간의 망설임에 종지부를 찍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국에 반대하는 쪽으로 내기를 건 이들은 무일푼이 될 것"이라며 "우리는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복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행동하고 결정하고 이 나라를 더 좋은 곳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시간이 왔다"고 말했다.

그는 99일 뒤에 영국이 합의 하에 EU를 떠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했다.

존슨 총리는 브렉시트 외에 국내 정책에 관한 청사진도 밝혔다. 경찰관 2만명을 증원하고, 초등 및 중등학교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며 재원 마련과 개혁의 어려움 때문에 지체됐던 사회복지 시스템도 개조하겠다고 약속했다.

첫 대국민 메시지를 던진 후 존슨 총리는 새 내각 구성에 돌입했다.

내각의 '넘버 2'인 재무장관에는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이 기용됐다. 소수민족 출신에다 은행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자비드는 당초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뒤 존슨 총리 지지를 선언했다.

후임 내무장관에는 아시아인이자 여성인 프리티 파텔 전 국제개발부 장관이 발탁됐다. 파텔 장관은 테리사 메이 총리 시절인 2017년 이스라엘 정부 측과 허가되지 않는 만남을 가졌다가 해임됐다.

외무장관에는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이 기용됐다. 앞서 랍 장관은 메이 내각에서 브렉시트 협상을 책임지다가 메이 총리의 계획에 반발해 사임했다.

파텔, 랍 장관은 대표적인 브렉시트 강경론자이고, 자비드 장관 역시 브렉시트 지지자로 분류된다.

당대표 경선에서 존슨 총리를 지지했던 리즈 트러스 재무부 수석 부장관은 국제통상부 장관을 맡았다. 중국 화웨이 부품 사용과 관련한 국가안보회의(NSC) 논의 내용을 언론에 유출했다가 메이 총리로부터 해임된 개빈 윌리엄슨 전 국방장관은 교육부 장관으로 내각에 복귀했다.

BBC 방송은 존슨 총리가 메이 내각 구성원 중 각료 17명을 내보내는 등 급진적인 정비를 실시했다고 분석했다. 보수당 나이절 에번스 의원은 이번 내각 구성을 놓고 '여름날의 대학살'(summer's day massacre)이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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