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7.25 16:29

올해와 내년 2000억원, 5000억원 시범공급…이후 매년 1조원 공급
최종구 "저신용자에 일률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하는 금융권 관행에 대한 도전"

최종구 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최종구 위원장 (사진=금융위원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오는 9월 2일 17%대 고금리 대안상품이 출시된다.

금융위원회는 대부업보다 낮은 금리로 대부업처럼 급할 때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 가능하고 매년 금리를 1~2.5%포인트씩 인하해주며 횟수 제한 없이 필요할 때 언제든 이용 가능한 상품인 햇살론17(햇살론-세븐틴)이 출시된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햇살론17의 기본구조는 17.9% 단일금리, 700만원 단일한도이다. 기존 서민금융상품과 동일하게 연소득 3500만원 이하 또는 신용등급 6등급 이하이면서 연소득 4500만원 이하인 자를 대상으로 한다.

다만 기존 햇살론과 달리 근로자뿐만 아니라 영세자영업자, 프리랜서, 농어민 등 직업과 무관하게 소득이 있는 모든 서민을 폭넓게 지원한다.

이에 최저신용자에 대한 최종 제도권 상품인 만큼 소득 대비 부채수준이 과도하게 높거나 현재 연체 중이지 않는 이상 가급적 지원할 수 있도록 심사할 계획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자금용도를 특정하지 않고 대환자금·긴급자금·일반생활비 등에 대해 포괄적으로 지원한다”며 “3년 또는 5년 원리금 균등분할상환을 통해 초기 상환부담이 낮고 매월 상환금액이 일정해 상환계획 수립에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민금융진흥원에서 9월 2일 출시 예정인 고금리 대안상품의 출시 준비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금융권·민간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 위원장은 “이번 고금리 대안상품과 관련해 17%대 금리가 과도하다는 우려가 있을 수 있다”며 “금리가 낮아질수록 실제 이용자가 누리는 혜택은 커지겠지만 정책서민금융도 금융인만큼 금리가 낮을수록 심사요건을 강화할 수밖에 없어 더 어려운 사람에게는 이용기회가 제약되는 측면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정책수혜자는 눈에 보이지만 탈락자는 보이지 않는 법”이라며 “중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 있는 차주에게 그보다 더 낮은 금리로 정책금융을 제공하는 것이 정책서민금융의 바람직한 역할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위원장은 “이번 고금리 대안상품은 기존 정책서민금융(10% 이하 금리)이나 민간 중금리 대출(10%대 중후반 금리)도 이용하기 어려워 20% 이상 고금리 대출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500만명에 달하는 최저신용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이번 고금리 대안상품의 출시는 ‘정책금융은 반드시 금리가 낮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대한 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 “이번 상품은 저신용자에 대해 일률적으로 고금리를 부과하는 금융권의 관행에 대한 도전이기도 하다”며 “저신용자에 대해서도 상환능력 심사를 통해 적정 금리로 대출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바람직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것이 또 하나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올해와 내년에 각각 2000억원, 5000억원 규모로 시범 공급하는 과정을 거친 이후 매년 1조원 수준으로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라며 “매년 대부업에서 신규 공급하는 자금규모가 6~7조원 수준임을 감안할 때 1조원 수준의 고금리 대안상품은 고금리 대출 시장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정책서민금융은 단순한 추가 자금공급원으로서가 아닌 유용한 정보의 생산·공급자로서의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며 “은행에서는 일선 담당직원들이 정책 취지를 현장에서 구현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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