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7.27 09:00

고려대의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정성우 교수

정성우 교수가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정성우 교수가 위내시경 검사를 하고 있다.

‘위장의 감기’라고 하는 흔한 질환이 있다. 누구나 한번쯤은 겪어 봤을만한 속쓰림, 바로 ‘위염’이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한 해에만 위염으로 진료받은 환자가 528만명에 이른다.

그렇다면 위염이 흔한 질환이라고 해서 그냥 흘려버릴 수 있을까. 여기에 함정이 있다. 때로는 위염이 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이다.

◇위암 유발하는 '만성위축성 위염' 

위염은 크게 급성위염과 만성위염으로 분류할 수 있다.

급성위염은 주로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데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 등에 의해 발병한다. 이밖에도 알코올이나 진통제와 같은 약물에 의해서도 위점막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다.

만성위염은 염증이 3개월 이상 오래 지속하는 경우를 말한다. 위의 만성염증은 정상적인 위샘을 소실시켜 위축성 위염을 유발하고, '장상피화생'을 거쳐 위암 발병의 위험성을 높인다. 위장의 상피조직이 변성을 일으킨다는 뜻이다. 이를 만성위축성위염이라고 하는데 발생 부위와 원인에 따라 A형과 B형으로 나뉜다.

A형은 자가면역력과 관련돼 있다. 주로 위의 몸통 쪽에 발생한다. 반면 B형은 헬리코박터균에 의해 위의 전정부(하단)에서 시작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체부 쪽으로 진행한다. 실제 우리나라 만성위축성 위염의 대부분은 B형위염이다.

급성위염은 명치부위의 통증과 함께 오심과 구토가 동반된다. 상한 음식 또는 약물을 복용하거나 과음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이에 반해 만성위염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비특이적으로 배 윗부분의 통증이나 식후 복부팽만감 및 조기포만감 등이 나타난다. 다른 소화기질환의 증상과 비슷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조기치료를 놓칠 수 있다.

◇위내시경 검사가 암 조기진단의 최선책

진단은 위내시경으로 한다. 내시경 검사는 위염은 물론 궤양과 암까지 한 번에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소화불량이나 복통 등 소화기 증상이 있으면 위내시경을 우선 권장한다.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급성과 만성위염을 분류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조직검사를 추가로 실시해 염증 정도와 원인을 분석한다. 치료방법 또한 급성과 만성위염을 구분해 진행한다.

우선 급성위염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자극적 음식이나 음주, 흡연을 삼가는 등 생활습관을 교정한다. 더불어 증상완화를 위한 위산억제제 등을 적절히 처방하면 쉽게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만성위염은 다르다. 먼저 급성위염과 마찬가지로 식습관의 개선이 필수적이다. 특히 증상완화를 위한 내과치료가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증상에 대한 약물치료가 만성위염 경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발생 가능성이 높은 위암을 조기진단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위내시경이 최선의 방책이다. 위암 고위험군은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검사와 제균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성위염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다. 따라서 약물보다는 생활습관의 개선과 관리를 중심으로 정기적인 위내시경으로 암을 조기진단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지막으로 요즘 유행하는 식품 키워드 ‘단짠단짠’을 적극 피해야 한다. 단짠단짠이란 ‘달고 짠 음식’을 말하는데 이를 반복하는 것이야말로 위가 가장 싫어하는 식생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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