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7.26 17:20

김근식 "북, '미국 압박 위한 최대 호재는 한국 압박'이라고 생각"
배종호 "트럼프, 김정은 협상테이블 끌어들이기 위해 이런 반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출처=CNN방송 캡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출처=CNN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소형 미사일 시험만 했을 뿐"이라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매우 잘 지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북한의 25일 미사일 발사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 기조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블룸버그TV와 인터뷰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협상을 결렬시키거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의 대화 약속을 뒤집으려는 것이 아니라 일종의 협상전술"이라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한 외교적 진전 방안, 협상을 통한 해결책이 있다는 것을 여전히 확신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이어 그는 "북·미 실무협상 날짜는 중요하지 않다"면서 "생산적 대화를 위해 2주 또는 4주 더 걸린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북미 간 실무협상이 4주 뒤로 늦춰질 경우, 8월 5~20일 진행되는 한미 동맹 훈련 직후가 된다. 아울러 그는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훈련에 대해 약속한 대로 정확히 하고 있다"며 "훈련을 그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선 북한의 미사일 발사 메시지에 대한 질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DMZ에서 두 가지 약속을 했다"며 "하나는 핵실험을 하지 않고 중장거리(IRBM)와 장거리 탄도미사일 시험은 계속 피하겠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자신의 팀을 게임에 복귀시키겠다는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중장거리 이상의 탄도미사일 시험을 중단할 경우, 단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 등에는 관여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이날 MBC '정치 와호장룡'에 출연한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금 김정은의 생각을 보면 남쪽의 어떤 빌미를 핑계로 해서 전반적인 북미 핵 협상에 대한 새로운 틀을 좀 고민해보고 있는, 모색해보고 있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며 "북한이 이번에 또 탄도미사일을 또 쏜 것은 북핵 협상의 시간을 벌고 북핵 협상에서 자기의 어떤 압박 전술로 쓰기 위해서 남쪽을 괜한 핑곗거리로 끄집어내는 게 아닌가 저는 그런 우회 전술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 북한은 미국하고는 판을 깰 수는 없는 상황이고, 오히려 미국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바라는 상황인데 미국을 압박하는 가장 좋은 호재가 아마도 한국을 압박하는 거라고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또 한편으로는 더 나간다면 북한의 일관된 대남 전략은 뭐냐 하면 북미 협상 상황에서는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서 한국을 인질로 쓰지만, 북미가 또 대결 상황에서 한국을 또 하나 안전판으로 쓴다"며 "그러니까 그런 의미에서 본다면 지금 한국 너희가 나서서 트럼프의 셈법을 바꾸도록 좀 협력을 좀 해라, 우리 편을 확실하게 들어달라고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같은 프로그램에서 배종호 세한대 교수는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도 판을 깨려는 것은 아니다"라며 "왜냐하면 결국 판을 깨려는 게 아니고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서 결국은 체제 안정을 보장받고 경제적인 지원을 받고 대북 제재 해제 하겠다는 것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도 어쨌든 간에 올 10월부터는 사실상 내년 재선 캠페인이 시작될 텐데 그것과 관련한 치적으로 내세워야 하기 때문에 판을 깨면 안 되고 계속 북한의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여야 하기 때문에 이런 반응을 보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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