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8.01 10:07

파월 의장 "고용·성장 강세이나 인플레이션 목표치 미달... 10년 7개월만에 금리 인하"

(사진=미 연방준비제도)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31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통화정책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미 연방준비제도)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31일(현지시간)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를 기존 2.25~2.50%에서 2.20~2.25%로 상하단 모두 각각 0.25%포인트씩 낮췄다. 이번 금리 인하는 10년 7개월 만에 처음 단행된 조치이나 연준은 지속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선을 그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전날부터 이틀간 진행한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정례회의를 마친 후 브리핑을 통해 기준금리를 이 같이 낮춘다고 밝혔다.

시장의 예상대로 0.25%포인트 하향 조정이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실상 0.5%포인트 인하(빅컷)를 요구했지만 연준은 0.25%포인트씩 금리를 조정하는 일명 '그린스펀의 베이비스텝' 원칙을 따랐다.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하 배경에 대해서 "노동시장이 강세를 유지하고 경제활동이 적절한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가 부진하고 인플레이션 2%라는 목표치 달성에 대한 전망이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번 금리 인하는 보험적 측면"이라며 미중 무역전쟁과 글로벌 경기 둔화에 따른 불확실성과 위험에 대한 선제 대응이라는 의미를 강조했다.

연준의 이번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던 지난 2008년 12월 이후로 10년 7개월 만이다. 연준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0.00~0.25%로 인하하면서 사실상 '제로 금리'로 떨어뜨렸다. 이후 2015년 12월 7년 만에 처음으로 금리를 올린 것을 시작으로 긴축기조로 돌아서 2016년 1차례, 2017년 3차례, 지난해에는 4차례 등 총 9차례 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반면 향후 지속적인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는 일축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금리 인하는 경기 중간 국면에서의 조정”이라며 “장기간의 금리인하 행보가 시작된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연준은 양적긴축정책인 보유자산 축소 프로그램을 9월 말까지 끝내기로 했으나 이날 종료기일을 8월 중으로 앞당기기로 했다. 보유자산 축소란 연준이 보유한 채권을 매각하고 시중의 달러화를 회수하는 정책이다. 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면서 돈을 돈을 풀어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공급하는 이른바 '양적 완화'(QE)의 정반대 개념이다. 한때 4조5000억 달러에 달했던 연준의 보유자산은 3조6000억 달러 규모로 줄어든 상태다.

이번 FOMC 회의에서 2명의 위원은 금리 인하를 반대했다. FOMC 투표권을 보유한 10명 위원 가운데 매파(통화긴축 선호)인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총재는 금리동결을 주장했다.

금융시장은 후속 금리 인하 가능성 축소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333.75포인트(1.23%) 급락한 2만6864.27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는 32.80포인트(1.09%) 하락한 2980.3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은 98.19포인트(1.19%) 떨어진 8175.42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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