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8.01 16:12

건강보험공단, 지난 5년간 72만여 환자 분석…스트레스와 면역력 저하가 원인

피부의 신경절을 따라 발진과 수포가 생긴 모습.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면역력의 저하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대상포진 환자가 50대부터 크게 늘고 있어 갱년기를 맞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건강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부터 2018년까지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72만5511명의 환자를 분석해 이 같은 질병 역학관계를 도출했다고 1일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가입자 중 대상포진 진료인원은 2014년 64만명에서 2018년 72만명으로 12.4% 증가했다. 매년 평균 2.3%씩 늘어난 셈이다. 환자를 남녀별로 분류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1.6배 많았고, 50대 이상 진료인원이 전체의 63%이상을 차지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18년 한 해동안  50대 대상포진 환자는 17만7000명(24.5%)으로 다른 연령대에 비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이 60대로 15만3000명(21.1%), 40대 11만3000(15.7%) 순이었다.

통계적으로 의미있는 것은 50~60대에서 환자가 큰 폭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다. 인구 10만명당 연령대별 진료인원을 보면 30대 1133명, 40대 1350명으로 200여명 느는데 그쳤지만 50대엔 2096명, 60대 2659명으로 600여명씩 급증했다.  이후 70대엔 2795명으로 소폭 증가한다.

이는 생애주기별로 볼 때 갱년기가 건강의 분수령이 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일산병원 마취통증의학과 조정구 교수는 “체력 저하와 함께 암이나 당뇨병 같은 면역력 저하를 일으키는 만성질환자가 늘어나는 것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젊은층의 대상포진 환자 증가도 관심을 끌었다. 20대 대상포진 환자는 4만3000명으로 전체 환자의 6%를, 30대는 8만4000명으로 12%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것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환자가 두 배로 늘어나는 것이다. 이 시기가 취업이나 직장 초년병, 또 결혼 및 임신·출산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30대 환자의 경우 지난 5년간 증가세는 평균 보다 높은 17.2%를 기록했다.

대상포진은 피부의 신경절을 따라 바이러스가 침투해 발진과 수포을 일으키며, 통증을 수반하는 질환이다. 발병 병원체는 수두 대상포진 바이러스다. 2~10세 소아기 때 수두나 대상포진을 일으키는 바이러스가 몸 안의 신경절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진 시기에 올라와 띠모양의 물집을 형성하며 퍼져 나간다.

치료는 빠를수록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 보통 증상이 나타난 뒤 3일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써야 한다. 예방백신도 있다. 50세 이상 혹은 면역력이 떨어진 사람이 접종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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