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기의 산티아고 몽유도⑭] 일요일, 해변에서 지친 몸도 회복
[박인기의 산티아고 몽유도⑭] 일요일, 해변에서 지친 몸도 회복
  • 최승욱 기자
  • 승인 2019.08.0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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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인기)

오늘(7월25일)은 일요일이다.

걷는 몸, 소중한 나의 몸을 위해 기꺼이 하루를 보상하자. 캠핑장에서 헤드렌턴, 배터리, 아이폰도 충전했으니 이제 멋진 라레도(Laredo) 비치에서 그간 수고한 몸도 태양과 바다의 떨림으로 충분히 충전하자.

(사진=박인기)

해변 모래사장에 앉아 멀리 섬 그늘을 바라보며 반짝이는 수평선에 감동하다가 참을 수 없어 풍덩~. 파도 떨림에 몸도 담궜다.

사진과 동영상을 찍고 기록하면서 해변을 거니는 사람들 속에서 힐링하다 돌아오니 빈 사이트에 세 동의 텐트가 새로 들어서는 중이다. 딸,아들 어린 가족과 함께 여행하는 잉글랜드 바이커 가족, 애정이 듬뿍 묻어나는 청춘 커플, 그리고 바로 옆자리, 리투아니아공화국에서 왔다는 대가족, 세 명의 여자아이와 한 명의 어린 사내아이를 이끌고 함께 여행하는 6명의 젊은 부부가족이 그들이다.

(사진=박인기)

도착하자 마자 그들 부부는 텐트를 설치하기에 바쁘다. 사춘기 큰 애는 벌렁 풀밭에 드러눕고 작은 애 둘은 풀숲에 쪼그려 앉아 책을 펴놓고 숙제하는지 자기 일에 몰두하고 있다. 막내 꼬마 아이만 엄마아빠가 펼쳐놓는 텐트가 마냥 신기한 듯 쫓아 다니기 바쁘다. 한 폭이 설치그림을 현실로 목도하는 중이다.

하늘을 바라보는 필자. (사진=박인기)

묵묵히 텐트 설치를 모두 끝내고 애들 아빠가 내게로 다가온다. 작은 나라 독립국 리투아니아에서 왔다는 자기 소개 끝에 언제가 우리도 통일할 것이라며 우리들 분단상황을 위로한다. 의학박사 다리우스 쿠빌리우스의 그런 진중한 표정은 300만 인구의 작은 나라 리투아니아를 언젠가 꼭 한번 찾아보고 싶다는 열망을 갖게 하고 말았다.

(사진=박인기)

잠시 걷는 길, 사는 길, 까미노에서 쉬다보면 이런 사랑이 넘치는 세상을 확인하게 된다. 이런 세상이 지상천국으로 더욱 확대되고 현실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까미노에서 꿈꾸는 나의 몽유도다.

◇오늘의 산티아고 순례길=Castro Urdiales→Allendelagua→Cerdigo→Istares→Nocina→Laredo 30.3km, 44,973걸음, 10시간47분

*편집자 주=박인기는 강원대학교 멀티디자인학과에서 디자인을 가르치다가 정년 퇴임한 교수다.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우그룹 제작부, 애드케이 종합광고대행사 등에서 직장생활을 한뒤 대학 강단에 섰다. 강원대 철학과에서 동양철학 박사학위과정도 수료했다. 대학 시절부터 산악부 활동에 심취했던 그는 올해 70살이 되자 비로소 세상으로부터 한결 자유로워졌다고 한다. 그동안 꾸준히 산악부 OB들과 종종 산을 찾아 마음을 비우곤 하던 그는 지난 겨울엔 여름 호주 ‘The Prom’에서 4박 5일 백패킹을 했다. 이번엔 60일 동안 숙박을 겸한 산티아고 백패킹에 도전한다. 내년 겨울엔 호주에서 6박 7일간 ‘Overland Track’에서 백패킹하기로 이미 예약까지 마쳤다. 즐겁게 80살까지 세상 트레킹하는 것이 '걷는 삶', '꿈꾸는 삶'의 소망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꿈꿀 수 있고 살 수 있으면 그게 모두 산이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그는 7월 6일 13시20분 대한항공 여객기로 인천공항에서 프랑스 파리로 출발했다. 뉴스웍스 독자들도 그와 여정을 함께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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