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8.04 14:58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 (사진출처=미 국방부 홈페이지)
마크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장관. (사진출처=미 국방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지 하루 만에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을 아시아에 배치하고 싶다고 밝혔다. 중국의 중거리 미사일 전력 견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계획으로, 한국이 배치지역으로 검토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시아 순방의 일환으로 호주를 방문한 마크 에스퍼 장관은 이날 취재진이 '지상 발사형 중거리 미사일의 아시아 배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그렇게 하고 싶다"고 답했다.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탈퇴한 지 하루 만에 나온 발언이다.

이어 에스퍼 장관은 "그렇지만 분명히 하겠다. 재래식 무기를 얘기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배치 시점과 관련해서는 "몇 달 내를 선호한다. 하지만 이런 일들은 생각했던 것보다 시간이 더 걸리는 경향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을 자극시킬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선 에스퍼 장관은 "중국이 배치한 미사일의 80%가 이미 중거리 미사일"이라며 "이번 미국의 배치 검토에 놀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치 예상 지역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으나 "동맹과의 논의 등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은 한국을 찾아 오는 9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때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아시아 배치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배치를 검토하는 지역에 한국이 포함될지 주목된다.

현재 가장 유력한 지역은 괌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나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아시아 지역 내 중거리미사일 배치가 현실화된다면 중국은 물론, 북한도 가만있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이미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빌미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판문점회동에서 합의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에서도 나서지 않은 채 잇달아 단거리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등 무력시위로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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