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8.05 14:42

손학규 "당을 한국당에 바치려는 것 포기하라"
오신환 "궁색한 상황 돌파하기 위한 꼼수정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오른쪽)가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바른미래당의 내홍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모양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유승민 의원 등 당내 바른정당계를 향해 "당을 자유한국당에 갖다바치려는 분이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라"고 일갈하자, 바른정당계 오신환 원내대표는 손 대표를 향해 "손 대표 본인이 처한 궁색한 상황을 돌파하기 위한 꼼수정치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손 대표는 "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런 일(한국당과의 통합)은 끝까지 막을 것"이라며 "한국당으로 가려면 혼자 가고, 당을 끌고 갈 생각은 진작에 버리기 바란다"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유승민 의원을 정조준 해 "지난달 7일 유 의원은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혁신위에서 손학규 퇴진을 최우선 과제로 해달라는 얘기를 했다"며 "또 이혜훈 의원은 조용술 전 혁신위원한테 '한국당과 통합하려면 잘 포장해서 몸값을 올려야 한다'고 말한 사실도 밝혀졌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유승민·이혜훈 의원의 말을 종합해보면 바른정당계가 손학규의 퇴진을 이토록 요구하는 이유가 분명해졌다"며 "저를 퇴진시키고 바른미래당을 개혁보수로 잘 포장해 한국당과 통합할 때 몸값을 받겠다는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아울러 "바른미래당은 한국당과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과도 통합하지 않을 것이고 정치적 이득을 위한 연대도 결코 없을 것"이라며 "양당제가 현실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이나 1번(민주당)과 2번(한국당)을 다는 것이 아니면 내년 총선에 출마를 못하겠다는 분이 있다면 하루라도 빨리 그 양당으로 돌아갈 것을 권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바른정당 출신 오신환 원내대표는 즉각 반격에 나섰다. 그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정치가 각자의 입장이 있을 수는 있으나, 자신을 돌아보는게 선행돼야 한다"며 "수많은 당원이 왜 손 대표 체제의 변화를 요구하는지에 대한 자성이 먼저 있어야 한다"고 맹공을 펼쳤다.

'한국당과 통합하려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전혀 인정하지 않는다"며 "사실과 다른, 있지도 않은 내용으로 왜곡하며 언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손 대표가 '추석 전 당 지지율 10% 미만 시 사퇴하겠다'는 약속을 사실상 번복한 데 대해 "국민과의 약속을 하찮은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바른미래당이 추구할 정치가 아니다"라고 힐난했다.

또한, 비당권파 혁신위원들 주도로 이날부터 시작하는 '지도부 검증'에 손 대표가 불참하기로 한 데 대해 "본인 생각만이 옳다고 주장하며 늘 합의민주주의를 외치는 모습이 가식적"이라고 메스를 가했다.

이런 가운데, 유승민 의원도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손 대표를 겨냥해 "허위사실로 저를 비난한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며, 손 대표의 사과를 요구한다"며 "지난달 7일 주 전 혁신위원장, 하태경 최고위원, 이혜훈 의원을 만난 자리에서 당 대표의 퇴진을 혁신위의 최우선 안건으로 요구한 적이 없으며, 지도부 교체 이외의 안건은 모두 사소하고 가치 없는 것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당시 만남에서 오히려 주 전 위원장이 패스트트랙 거부를 통해 손 대표를 사퇴시킨 이후 한국당을 포함한 야권재편을 추진하려 했다"고도 폭로했다.

이에 더해 "지도부 교체는 주 전 위원장을 만나기 이전인 지난달 3일과 5일 혁신위 회의에서 안건으로 이미 결정한 상태였다"며 "혁신위 스스로 최우선 안건으로 이미 결정해놓은 것을 제가 뒤늦게 요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말이 안되는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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