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8.05 16:37

미중 무역분쟁 확산 우려,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여파
원달러 환율 1215.3원 '17.3원↑'…2년 7개월만에 1200원 돌파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주식시장에 ‘검은 월요일’이 닥쳤다. 미중 무역분쟁 격화와 일본의 백색국가 제외 여파로 코스피지수는 1950선이, 코스닥은 600선을 넘어 570선 마저 무너졌다. 반면 환율은 급등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섰다.

5일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51.15포인트(-2.56%) 하락한 1946.98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기준으로 2016년 6월 28일 1936.22 이후 3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코스피는 지난 주 금요일 1998.13으로 7개월 만에 2000선을 내줬다.

이날 코스피는 미중 무역분쟁 확산 우려 등으로 아시아 증시 및 외환시장 불안이 심화되는 가운데 외국인 대량 매도세 출회로 51포인트가 넘게 떨어지면서 1950선을 밑돌았다.

코스피 급락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 부여를 언급하고 일본이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데 따른 여파로 분석된다.

투자자별로는 개인이 4415억원, 외국인이 3143억원을 각각 순매도해 하락을 주도했다. 기관이 7344억원을 순매수 했으나 방어에는 역부족이었다. 816개 종목의 주가가 하락한 가운데 70개 종목만 상승했다. 11개 종목은 보합세를 보였다.

전반적인 업종이 떨어진 가운데 의약품이 8.8% 하락해 코스피 급락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기계(-4.1%), 철강금속(-2.9%), 전기전자(-2.3%) 종목도 하락세를 보였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 가운데 삼성전자(-2.22%), SK하이닉스(-0.92%), 현대모비스(-1.42%), NAVER(-2.82%), LG화학(-4.82%), LG생활건강(-1.72%) 등 6개 종목이 내렸다.

코스닥지수는 569.79로 전 거래일 대비 45.91포인트(-7.46%) 급락했다. 이에 한국거래소는 이날 오후 2시 10분경 사이드카를 발동하기도 했다. 사이드카는 전일 종가 대비 4% 이상 변동한 시세가 1분간 지속될 경우 주식시장의 프로그램매매 호가를 5분 간 정지하는 조치다.

코스닥지수가 600선 아래로 향한 것은 지난 2017년 3월 10일 이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투자자별로 보면 외국인이 372억원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237억원, 개인은 102억원 각각 순매수했다. 58개 종목은 올랐으나 거의 대부분인인 1230개 종목이 내렸다.

업종별로는 제약(-10.3%), 정보기기(-8.9%), 오락·문화(-8.8%), IT부품(-7.1%)이 크게 떨어졌다.

시가총액 상위 10대 종목을 보면 SK머티리얼즈(1.62%)를 제외한 모든 종목이 하락했다. 대장주인 셀트리온헬스케어(-9.50%)를 필두로 CJ ENM(-5.39%), 헬릭스미스(-17.36%), 펄어비스(-4.54%), 케이엠더블유(-4.54%) 등 상위 5개 종목이 모두 급락했다.

이외에도 휴젤(-2.58%), 메디톡스(-19.07%), 스튜디오드래곤(-6.23%), 신라젠(-29.97%)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이처럼 신라젠 등 일부 바이오 업종의 부진이 코스닥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지난 주말 트럼프의 관세 발효 경고에 중국 국영언론들이 강경한 어조로 비판 보도를 한 여파로 하락 출발했다”며 “일부 바이오 업종의 급락에 따른 코스닥 지수 하락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원달러 환율은 17.3원(1.4%) 오른 1215.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환율이 12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2017년 1월 9일 1208.3원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이상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압력이 확대되는 삼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삼중고로 미 연준의 공격적 금리인하 기대 약화에 따른 미 달러가치 상승압력, 미중 무역분쟁 재확산에 따른 세계경제 침체 우려, 일본의 대한국 수출규제를 꼽았다.

그는 이어 “그나마 남아 있는 원달러환율 안정요인은 우리 외환당국의 원화가치 급변동을 막기 위한 시장개입”이라면서도 “이는 원달러환율의 상승속도를 제한하는 효과이지 방향을 바꾸지는 못한다”고 진단했다.

국제유가(WTI)는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 등의 영향으로 3%대 급등한 배럴당 55.66달러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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