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8.06 16:35

미 존스홉킨스대학 연구팀, 금연 일찍 할수록 발병위험도 급격히 낮아져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담배가 혈관을 위축시킬 뿐 아니라 노폐물을 쌓아 혈관장애를 일으킨다는 사실은 이미 상식이다. 그렇다면 심근경색과 뇌졸중 그리고 말초동맥질환 등 혈관질환마다 발병율 차이는 얼마나 될까.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보건대학원의 마쓰시타 쿠니히로 교수팀(역학)이 대규모의 남녀를 대상으로 장기추적한 결과, 가장 발병위험율이 높은 질환은 말초동맥질환으로 나타났다고 미국 헬스데이뉴스 등 미국의 건강·의료전문지들이 5일자로 보도했다.

교수팀은 3300명 이상의 현재 흡연자, 또 4200명의 과거 흡연력을 가진 사람, 그리고 담배를 피우지 않은 사람 등 1만3355명(45~64세)을 대상으로 26년간 추적했다. 조사기간 중 1798명이 관상동맥질환(CHD)을, 그리고 1106명이 뇌졸중, 492명이 말초동맥질환(PAD)진단을 받았다.

이 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교수팀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과거 흡연자와의 혈관질환 발생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말초동맥질환 발병 위험률은 흡연가는 비흡연가의 5.4배나 됐다. 관상동맥질환은 2.4 배, 뇌졸중 위험률은 1.9배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담배를 끊으면 발생위험이 급격히 떨어지는 결과도 나타났다. 금연한 지 5~10년된 사람은 현재 흡연자보다 말초동맥질환은 57%, 뇌졸중 39%, 심근경색은 29%로 위험률이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금연 30년이 지나면 현재 담배를 피우는 사람보다 말초동맥질환 78%, 심근경색 53%, 뇌졸중은 51%나 발병 위험률이 떨어졌다.

말초동맥은 심장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나 뇌혈관 이외의 작은 곁가지 동맥을 말한다. 90%의 환자가 다리쪽 하지동맥이 막히는 증상으로 고생을 한다.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저리고, 통증이 따라 걷기가 몹시 불편해진다.

흡연이 관상동맥이나 뇌혈관보다 말초동맥질환 발병율을 높이는 것은 혈관이 작아 상대적으로 니코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마츠시타 박사는 “이번 연구는 애초 담배를 피우지 않도록 유도하고, 피우더라도 조기 금연하도록 동기부여를 하기 위해 진행됐다”고 말했다.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미국에만도 약 850만 명의 말초동맥질환자가 있으며, 특히 69세 이상에선 10% 이상이 이 질환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 결과는 미국 의학학술지인 ‘American College of Cardiology’ 7월 22일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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