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8.07 16:42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및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원성훈 기자)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지난 6일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회의 중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우리 일본'이라고 발언한 것이 알려지자, 한국당이 7일 발빠르게 공식적인 설명자료를 배포해 진화에 나섰지만, 이에 따른 여진(餘震)은 오히려 '증폭'되고 있다.

나 원내대표의 '문제의 발언' 전문(全文)은 "우리 일본이 7월에 이야기 한 다음, 한 달 동안 청와대와 정부에서 나온 것은 죽창과 추경 탓, 지소미아 파기 뭐 이런 것밖에 없다"였다.

자유한국당은 해명자료에서 "당시 나경원 대표의 발언을 보면 앞서 '그런데 우리 보고서에 올리신 것을 보면...'이라는 표현으로 시작하는 한 단락의 발언이 있고, 그 다음에 이어 '지금 여기 업무보고서에 보면 (우리) 일본이..'라고 돼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기서 '우리 보고서'는 집권여당측의 '외교부 보고서'를 지칭하면서 의미 없는 '우리'가 습관적으로 덧붙여진 표현"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뒷 부분의 '우리 일본'도 '우리 한번 생각해 봅시다'처럼 문장을 이어가며 때로는 '의미 없이', 때로는 '연결어' 처럼 덧붙여 진 것"이라며 "말버릇이자 단순한 '습관'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다음은 우리라는 표현이 '의미없이' 또는 '습관 처럼' 실제 연설이나 발언에서 자주 사용된 예"라면서 몇가지 사례를 제시했다.

지난 7월 25일 'KBS 수신료 거부 출정식'에서 "그래서 우리 KBS의 양심 있는 기자들이 그 목소리를 드높여서 KBS가 우리 국민이 사랑하는 방송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자"고 한 발언을 비롯해 지난 8월 5일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른 시간에 함께 참석해주신 우리 중소기업중앙회 또 경기도중소기업 관계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한 발언을 제시했다.

또한, 지난 8월 2일 '의원총회'에서 "또 우리 기다려주신 의원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는 발언과 같은 날 '일본수출규제대책특위 긴급회의'에서의 "우리 전 분야에 있어서의 규제철폐를 검토해야 될 부분이 있지 않나, 이렇게 생각한다"는 언급도 소개했다.

그러나, 네티즌들은 SNS에서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400명이 넘는 회원이 있는 OO 단체카톡방에서 김△재라는 네티즌은 "나경원 '우리 일본'으로 친일파 고백"이라며 "주X순이나 나경원이나 둘다 조상이 의심되네요"라고 규탄했고, ohoy**** 아이디를 쓰는 네티즌은  "나경원은 우리일본이라고 발언했다. 어쩐지 하는 말마다 일본을 대변하더라. 이제야 너의 정체를 정확히 알아버렸네"라고 힐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정치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해명이 더 궁색하게 느껴지는 것은 뭘까, 차라리 그냥 말실수였다라고만 하면 더 나을텐데, 습관성이라고 이야기를 하면서 예시를 드는 것을 보면 궁색하다고 생각된다"고 질타했다.

또한, 여권의 한 관계자는 "백보 양보해 말실수라고 해도, 말 실수라는 게 평소의 자신의 의식이 반영돼서 나오는 것"이라며 "평소에 일본에 우호적인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 그런 말실수도 나온 것"이라고 꼬집었다.

나 원내대표의 '말 실수'가 공당의 핵심 인물의 발언이라는 점에서, 향후 나 원내대표의 발언으로 인한 정치적 파장이 어디까지 확산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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