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8.08 15:40

한은 "역U자형 모습 보이는 것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나타났던 일반적인 현상"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전년동월 대비 제조업 취업자가 15개월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미중 무역분쟁 심화 및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이 8일 발간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살펴보면 지난해 4월 이후 감소하던 제조업 취업자수는 올해 1분기 감소 규모가 14만3000명으로 크게 확대됐다. 2분기에는 감소폭이 6만4000명 수준으로 축소됐으나 지난해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최근 제조업 고용부진에는 일부 업종의 구조조정과 업황 부진의 영향이 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올해 고용부진 주도 업종은 지난해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주로 섬유·의복 등의 노동집약 업종과 조선, 자동차 등 운송장비 업종을 중심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했다.

반면 올해는 노동집약 업종의 취업자수 감소세가 다소 완화된 가운데 운송장비 업종도 구조조정의 영향에서 벗어나면서 추가적인 취업자 수 감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다만 전기전자 업종의 취업자수가 크게 줄면서 전체 제조업 고용부진을 주도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수요 둔화, 반도체경기 부진 등으로 IT업종 수출이 하락하면서 전기전자 업종의 취업자 수가 지난해 말 이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또 건설, 자동차 등의 업황부진이 중간투입 수요 위축으로 이어지면서 관련 후방 제조업종의 고용에도 부정적으로 작용 중이다. 건설경기 둔화의 영향으로 금속가공제품업이, 설비투자 감소로 기계·장비 제조업의 고용이 부진했다.

자동차 업종의 고용은 구조조정의 영향에서 벗어나고 있으나 전반적인 업황 부진의 영향으로 고무·플라스틱 등 후방 업종의 고용 감소가 지속됐다.

이외에도 제조업 노동수요를 축소시키는 구조적 변화도 고용부진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용 절감 및 시장 확보 등을 위해 해외 투자 및 생산이 확대되고 있고 노동절약형 기술혁신의 진전으로 자동화가 지속되고 있다. 이 같은 변화로 생산직과 단순·반복 업무 위주의 노동에 대한 수요가 구조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고용의 중장기적 흐름이 경제성장 과정에서 초기에 상승하고 후기에 하락하는 역U자형 모습을 보이는 것은 주요 선진국에서도 나타났던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우리나라 전체 취업자 가운데 제조업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1980년대 말까지 상승하다가 노동집약형에서 자본·기술집약형으로 산업구조가 변화하면서 금융위기 시점까지 꾸준히 하락했고 금융위기 이후에는 17%대에서 횡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제조업 부문에서 노동수요를 약화시키는 구조적 변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최근 IT경기 회복 지연, 미중 무역분쟁 심화, 일본의 수출규제 등의 영향으로 고용상황이 단기간 내에 빠르게 개선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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