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8.08 16:17

민주당·정의당 對 한국당·바른미래당·대안정치 연대로 재편 가능성
유성엽 "제3지대 신당은 미래지향적·개혁적·민주적 정당 지향"
김영우 "보수와 중도보수까지 통합하는 큰 그릇 필요"

8일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연대) 회의에서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성엽 의원실)
8일 국회에서 열린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연대) 회의에서 이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성엽 의원실)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평화당 발(發) 정계개편이 가시권 안으로 들어왔다.

8일 오전 평화당 내의 제3지대 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 연대'(대안정치 연대) 소속 의원 10명이 오는 12일 탈당할 예정임을 공식 천명하면서부터다.

수면 위로 부상한 정계개편의 윤곽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선 벌써부터 새로이 다가오게 될 정계개편의 모양새는 결국 "범진보 대 범보수의 양상이 되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국회의원들의 '이합집산' 흐름은 우선 '대안정치 연대'의 최근 동향과 지향에서 감지된다.

평화당 유성엽 원내대표는 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을 떠나는 민심, 그렇다고 자유한국당으로 갈 수 없는 민심, 이 표류하는 민심을 담을 수 있는 제대로 된 비전과 정책을 표방하는 제3지대 신당이 필요하다"며 "촛불시민혁명이 염원했던 새로운 대한민국 특히 무너져가는 경제를 살려내어 민생을 제대로 보살피는 대한민국을 건설해 가는 제3지대 신당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희는, 현역 국회의원들은 모두 다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새로운 외부인사들이 주도권을 갖고 목표와 비전, 정책, 인사를 미래지향적이고 개혁적이면서도 민주적으로 이끌어가는 4.0정당을 지향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유 원내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대안정치 연대'가 평화당으로부터의 탈당이라는 차원을 넘어 '개혁 주도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하는 지향을 갖고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평화당의 분열과는 별도로 정계개편의 또 다른 한 축은 '보수정당의 통합 움직임'과 관련돼 있다.

이와 관련해, 자유한국당 김영우 의원은 이날 YTN라디오 인터뷰에서 전날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전날 야권 보수대통합과 관련해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측과의 통합 필요성을 거론한 데 대한 의견을 요구받자 "안철수·유승민 등 정치인과 의기투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들의) 영입에 합의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생각을 가진 의원들이 꽤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개별적인 유승민, 개별적인 안철수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은 보수세력, 중도보수까지를 통합하는 더 큰 그릇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며 "유승민 류(類)의 생각을 하는 많은 국민들이 하나 되는 것에 의미가 있지, 개별적인 유 의원 한국당 입당은 지금으로선 불가능하다"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사실 정계개편까지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의견을 개진했다.

김 의원은 유승민 계 의원들 영입 시 예상되는 당내 친박계의 반발에 대해서는 "세상에 쉬운 일은 없다. 내년 총선과 그 후에 대선까지 승리하려면 어려운 길도 가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편안하게 그냥 안정적으로 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김 의원뿐만 아니라, 한국당 내 상당수의 기류는 '보수 대통합'의 원론에는 동의하는 분위기다. 다만, 당내에서 친박·비박의 잠재적 갈등요인을 어떻게 극복하느냐는 것과 바른미래당 내의 유승민 계 의원들과 어떤 형태로 통합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느껴진다.

이런 가운데, 우리공화당의 조원진 대표는 이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 당 최고위원 연석회의에서 "탄핵 찬성 배신자들과 우리공화당은 함께 할 수 없다"며 "배신자들과의 통합이나 연대의 이야기도 앞으로 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이 억울하게 불법탄핵된 후 2년 반이 지난 이 시점에서도 자유한국당은 반성을 할 줄 모르는 정당"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바른미래와 합치겠다고 하는데, 이는 배신의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보수정당의 한 축인 우리공화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내의 바른정당계가 통합할 경우, 이런 흐름에 동참하지 않을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계개편의 또 다른 한 축으로는 바른미래당의 내홍 사태가 꼽힌다.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원내정책회의에 참석한 자리에서 손학규 당 대표를 정조준 해 "봐도 봐도 제가 태어나서 이런 정치는 처음 본다"며 "정당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손학규 대표는 더 이상 대표로서 자격을 인정해 드리기가 어렵다"고 일갈했다. 계속해서 ""국민 여러분들이 다 아시다시피 민주평화당 하고 합치고자 했던 분들이 호남계 의원님들과 손학규 대표"라며 "지금도 민주평화당 의원들과 우리 당의 호남계 의원님들은 그런 합당, 개편 문제에 논의를 하고 있다고 본인들도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또한, "손학규 대표가 정말 정상적인 당의 대표고 지도자라면 그분들을 나무라야지 있지도 않는 사실을 가지고 견강부회하면서 여기다 걸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며 "쉬게 해드리려고 집을 빌려드렸더니 이제는 마치 자기 집인 양 집주인을 쫓아내려고 하는 그런 태도는 버려주시기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쓰셨던 이부자리 다 내드릴 테니까 원래 계셨던 곳으로 돌아가주시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야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바른미래당 내의 당권파(손학규 계)와 비당권파(유승민 계) 사이의 내홍은 루비콘강을 건넌지 오래된 사안이기 때문에 어떤 결말이던지 간에 올 가을이나, 늦어도 겨울 정도면 결국 제 갈길로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한편,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경우도 주목된다. 지난 7월초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자리를 누가 맡느냐를 놓고 불거졌던 갈등이 해소되면서 결국 내년 총선에서는 이제까지와 마찬가지로 정책연대의 모습을 띌 확률이 높아졌다.

이런 일련의 흐름을 종합해보면, 특별한 정치적 모멘텀만 주어진다면 시간이 흐르면서 결국 민주당·정의당을 한 축으로 하는 범진보 세력과 한국당·바른정당계·대안정치연대를 또 다른 한 축으로 하는 범보수 진영 간의 정책연대나 통합의 흐름으로 정치권이 재편될 가능성이 적잖아 보인다.

이래저래 현재 여러갈래로 진행되고 있는 정계개편 움직임은 어떤 형태로든지 올해 안에 변화된 모습을 띄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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