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8.13 13:39

애경산업 고광현 전 대표 공판서 허위 증언한 혐의로 고객상담팀장 고발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로비에 모여 "파렴치한 애경 직원 위증죄 고발한다"는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제공= 가습기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로비에서 손팻말을 들고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가습기살균제 참사 전국네트워크)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애경 '가습기메이트' 사용 피해자들이 13일 오전 서울중앙지검 로비에 모여 김 진숙 애경산업 CRM(고객상담)팀장을 위증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증거 인멸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돼 재판 받고 있는 고광현 전 대표의 공판에서 김 팀장이 증인으로 나와 허위 진술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피고발인인 김진숙 애경산업 CRM팀장은 증거 인멸과 은닉을 진행한 애경산업 GATF팀의 구성원"이라며 "김 팀장이 고객들의 클레임 자료가 담긴 CRM팀의 컴퓨터 8대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했는데, 검찰 조사 진술에서는 양성진 상무의 지시로 교체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고 밝혔다. 또 "앞서 지난 6월 26일 고광현 전 대표의 공판에서 김 팀장은 자신보다 직급이 낮은 최창근 부장으로부터 증거 인멸 지시를 받았다고 앞뒤가 맞지 않는 진술을 했다"며 "김 팀장이 최 부장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상황과 관련된 진술도 일관되지 않아 허위 증언이 매우 의심된다"고 질타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피해자들 중 몇 사람은 고발인으로 나섰다. 애경 '가습기메이트' 때문에 폐섬유화와 천식을 앓고 있는 만 14세 딸의 엄마 손수연 씨를 비롯해 현재 폐가 13% 정도 밖에 남지 않아 산소 호흡기를 통해 숨쉴 수밖에 없어 24시간 간병이 필요한 중증환자 박영숙 씨의 남편인 김태종 씨도 고발인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옥시레킷벤키저의 '옥시싹싹 가습기당번'과 애경 '가습기메이트' 사용자로 급성 호흡부전, 중증천식, 폐렴, 독성간염 등을 앓게 돼 산소 호흡기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조순미 씨도 고발인에 동참했다.

고발인인 이들 피해자들은 "증거 인멸이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된 홍지호 전 SK케미칼 대표 등 3명과 불구속 기소된 안용찬 전 애경산업 대표 등 15명, 애경산업이 브로커로 고용한 양선모 씨 등에 대한 공판이 진행되면서 증인들이 줄줄이 출석하고 있다"며 "애경산업의 김진숙 팀장과 같이 허위 진술이 판치는 공판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본보기로 위증 혐의로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피해자들은 "오는 14일 서울중앙지법 서관 509호에서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인 애경산업이 고용한 브로커 양선모 씨 공판에 앞서 오후 1시에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정 6번 출입구 앞에서 피케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애경 등 가해기업들의 불법 로비에 대한 검찰의 추가 수사는 물론,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철저한 진상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