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8.18 11:00

한경연 "가격경쟁력 우위 상품군 많지만 품질경쟁력 열위제품이 훨씬 많아"
주요 소재·부품·기초장비 분야도 품질·가격 열위…R&D 효과 창출 정책 절실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우리나라 제조업 수출경쟁력 분석 결과 '품질경쟁력 우위' 상품군의 숫자가 일본, 독일에 비해 현저하게 부족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8일 '제조업 수출경쟁력 점검과 국제비교'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주장했다.

◆1000대 제조 수출상품군 중 韓 품질경쟁력 우위, 日의 절반·獨의 1/3 수준

한경연은 수출입단가를 계산해 이를 기초로 수출상품의 경쟁력을 '품질'과 '가격'의 측면에서 분석했다.

(자료제공=한경연)
수출경쟁력 판단 기준.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수출경쟁력을 '품질경쟁력 우위', '가격경쟁력 우위', '가격경쟁력 열위', '품질경쟁력 열위'의 네 범주로 분류해 우리나라와 제조강국인 일본과 독일의 1000대 제조 수출상품군의 수출경쟁력을 비교했다.

보고서는 세계시장보다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무역수지가 양(+)인 상품을 '품질경쟁력 우위'를 가진다고 판단, 제조비용이 상승하는 우리나라로서 지향해야 할 수출상품의 경쟁력이라고 주장했다.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한국·일본·독일 제조업 1000대 수출품목 수출경쟁력 평가.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000대 제조업 수출상품군 중 '품질경쟁력 우위'를 가진 상품군의 숫자가 일본과 독일에 비해 절대적 열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품질경쟁력 우위'로 판단되는 제조 수출상품군의 수는 우리나라가 156개로, 이 숫자는 일본의 51.8%, 독일의 35.4%에 불과했다.

◆'품질경쟁력 열위' 상품군 수, 일본 2배·독일 4배

수출가격이 세계시장가격(수입가격)보다 낮으면서 무역수지가 양(+)인 '가격경쟁력 우위' 상품군의 수는 우리나라가 일본, 독일에 비해 약 1.6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수출가격이 수입가격보다 낮으면서도 무역수지가 음(-)인 '품질경쟁력 열위' 상품군의 수도 우리나라가 훨씬 많아 일본의 약 2배, 독일의 약 4배에 달했다.

이태규 연구위원은 "노동비용 상승을 포함해서 제조비용이 갈수록 증가하는 우리나라로서는 보다 많은 상품에서 품질경쟁력 우위를 가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며 "고품질 상품 중심의 수출구조를 가진 일본과 독일의 제조경쟁력을 품질경쟁력 우위의 상품 수가 많고 품질경쟁력 열위의 상품 수가 적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요 소재·부품·기초장비 분야도 독일·일본과 경쟁력 격차 커

최근 일본과의 경제갈등으로 관심사로 떠오른 소재·부품·기초장비 부문의 취약성도 수출경쟁력 분석에서도 확인됐다.

보고서는 전자공업에 쓰이는 화학품, 정밀공작기계, 반도체 장비 및 부품, 기계부품, 광학기기, 정밀측정기기 등 중요 상품군에서 우리나라는 '가격경쟁력 열위' 또는 '품질경쟁력 열위'인 반면, 일본과 독일은 이들 품목에서 대부분 '품질경쟁력 우위' 또는 '가격경쟁력 우위'의 수출경쟁력을 가지는 것으로 분석했다.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주요 부품·소재·기초장비 한국·일본·독일 경쟁력 사례(2018년 기준).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이태규 연구위원은 "특히 일본의 경우 이들 소재·부품·기초장비 상품군에서 수출규모로도 우리나라를 압도한다"며 "중소·중견기업의 R&D 투자 확대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단순히 R&D 투자 규모의 확대가 아니라 R&D 투자의 효과 창출이 중요하다"며 "중소기업 R&D 성공률은 95% 이상인데 실제 사업화율은 50%가 채 안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는 만큼 정부가 중소·중견기업 R&D를 지원함에 있어 R&D 프로젝트가 반드시 사업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성과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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