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8.19 20:01
(사진=MBC)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지난해 12월 태안 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던 하청업체 노동자 김용균씨가 컨베이어 벨트에 몸이 끼어 숨졌다. '위험의 외주화'를 더는 방치할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됐다. 겨우내 촛불집회가 열렸고, 정부의 대책이 나온 뒤에야 김용균씨의 영결식이 치러졌다. 발전소는 이제 좀 일할 만한 곳이 돼가고 있을까.

'스트레이트'가 입수한 어느 발전사의 내부 경영평가 문서.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할 경우 해당 부서의 책임을 묻는 평가 지표가 충격적이다. 사망자가 발전사 정직원이면 12점을 감점하지만, 하청 노동자면 4점만 깎는 것이다. 정규직의 목숨 값이 비정규직의 3배라는 의미인가. 제목부터가 '신분별 감점계수'라고 적혀 있다. 신분에 따라 목숨의 등급을 매긴다는 뜻이다. 이런 등급표는 아직 시행 중이며, 다른 발전사들도 갖고 있다.

현장은 정직하다. 하청 노동자를 동등한 인격으로 여기지 않는 인식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대책이라고 나온 '안전펜스'는 작업자들의 조언 한마디 듣지 않고 아무렇게나 설치돼 오히려 일을 방해하거나 위험을 가중시킨다. '2인1조' 근무는 인력 보강 없이 강행돼 노동 강도만 높였다. 휴게실에 가려면 폭염 속 뙤약볕 아래 2km, 30분을 걸어야 하는 현실이 모든 걸 말해 준다. 살인적 더위와 고농도의 유독가스에 노출돼 하루 12시간씩 일하면서도 고질적인 '착취 구조' 탓에 월급은 최저임금 수준이다. 

청와대는 발전소 운전원과 정비원 등을 정규직화 대상으로 간주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발전사들과 주주, 정부 부처 모두 여론이 잠잠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죽음의 외주화'는 끝내 멈춰 세울 수 없는 것인가. '스트레이트'가 그 속사정을 취재했다.

'스트레이트'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5분 M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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