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8.20 17:53

"다스 갖고 이명박 대통령 구속하나. 그러면 문재인 이분은 당장 총살감"
김무성 "통합 위한 논의해야…유승민 의원이 제일 먼저 대상"
한국당 '열린토론, 미래' 보수통합 토론회서 '朴탄핵' 공방

20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 주최의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조갑제TV 방송 캡처)
20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 주최의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에 참석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발언하고 있다. (사진출처= 조갑제TV 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20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 주최의 '대한민국의 미래와 보수통합' 토론회에서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김무성 의원을 정조준 해 "김무성 당신은 앞으로 천 년 이상 박근혜의 저주를 받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한국당이 정신이 빠졌다. 나라를 탄핵해서 빨갱이에게 다 넘겨줬다"고 일갈했다.

아울러 "박근혜가 뇌물죄로 구속된 것에 분노하지 않은 사람이 국회의원 자격이 있나"라며 "김무성 의원을 포함해 우리 모두 박근혜의 도움을 받은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적어도 박근혜가 저보다 더 깨끗한 사람이라고 확신한다. 그 사람은 돈을 받을 이유도 없고 돈을 받아서 쓸 데도 없다"며 "박근혜는 자식이 없는데 무슨 뇌물을 받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김 전 지사는 이명박 전 대통령도 거론했다. "다스 가지고 무슨 이명박 대통령을 구속하나. 그러면 문재인 이분은 당장 총살감"이라며 "이명박·박근혜를 다 구속해놓고 국회선진화법으로 (야당 의원들을) 검찰에 고발해놓았으니 제대로 싸우는 사람이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한국당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쏟아부었다. "청와대에 뻘건 사람이 앉아서 온 나라를 망치고 있는데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국회에 앉아서는 모른다"며 "한국당이 이것을 모르고 어떻게 자유를 이야기하나. 이것을 모르고 어떻게 통합을 이야기하나"라고 개탄했다. 또한, "나라의 근본이 무너지고 나라가 김정은에게 장악돼 있는데 그걸 모르고 어떻게 국회의원을 하고 있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총선 공천을 대폭적으로 물갈이해야 한다. 현재 정치권에 있는 사람들은 역사적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 너무나 잘못된 시간을 보내왔다"며 "황 대표는 정치를 모르고, 당은 토론도 없고 비판도 없다. 남은 힘을 다해서 문재인 정부와 싸우려는 사람과 다 힘 합치고 손을 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더불어 그는 문재인 대통령,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을 거론한 뒤 "이 사람들은 완전히 빨갱이다. 이 사람들과 감옥도 같이 살고 운동도 같이해서 다 안다"고 피력했다.

이에 비박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반박에 나섰다. 김무성 의원은 "탄핵 공방이 시작되면 통합이 아니라 또 다른 분열로 갈 것"이라며 "당시 새누리당(舊 한국당) 의원 중 탄핵 찬성 62명, 반대 57명, 기권 9명으로, 탄핵은 이미 역사적 사실로 굳어진 것이며 탄핵이 문재인을 불러왔다는 것은 잘못된 지적"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오늘 연사를 잘못 선택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 전 지사의 '박근혜의 저주' 발언에 대해선, "민주화 투쟁의 상징인 김문수 입에서 나올 말은 아니다"라며 "개인에게 특정 입장을 강요하는 것은 실망스럽다"고 경고했다.

내년 4월 총선과 관련해 "국민에게 대권 주자로 인식되는 인사들과 다선 중진들이 험지에 몸소 출마하는 선당후사의 자세가 필요하다"며 "정치 생명을 거는 각오를 보이지 않으면 우파가 내년 총선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바른미래당이 됐건 우리공화당이 됐건 통합을 위한 논의를 해야 한다"며 "거기에 유승민 의원이 제일 먼저 (통합) 대상이 돼야 한다"고 소망했다.

정진석 의원은 "보수통합을 논의하는 이유는 문재인 정권과 죽기 살기로 싸워 이기기 위한 힘을 만들자는 것"이라며 "탄핵에 대해 김 전 지사는 '잘못됐다'고 하는데, 이 순간 전 국민 상대 여론조사를 하면 탄핵이 잘못됐다는 여론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것이 현실"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탄핵 찬반 이야기는 문재인이 뒤돌아서서 웃을 이야기고, 문재인을 도와주는 이야기"라며 "총선을 7개월 앞둔 시점에서 탄핵 찬반 논쟁은 전략적으로 유예돼야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권성동 의원은 "'네가 잘났네, 내가 잘났네' 하는 식의 보수 분열을 일으키는 논쟁은 무의미하다"며 "탄핵은 이미 역사적 사실로 굳어져 돌이킬 수 없는 일"이라고 못박았다.

토론회에서 이 같은 '소동'이 발생한 것을 두고 야권의 한 핵심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만남에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침전돼있던 문제가 수면위로 올라온 것일 뿐"이라며 "친박의 한 축인 김문수 전 지사의 입을 통해 친박이 그동안 비박에 대해 갖고 있던 시각이 여과없이 드러난 사태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한, "친박과 비박은 아마도 내년 총선 이전은 물론이고, 총선이 끝나더라도 이 문제에 대해 깨끗이 정리하지 않고서는 양자의 화학적 결합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