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8.21 18:29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 적용해 효율에 좀 더 중점 두고 만들어
실 주행 시에는 하이브리드의 사용 체감하기 어려워…연료효율 약 5% 개선, 배출가스 저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주행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출시한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주행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올해 3월 서울모터쇼에서 랜드로버가 국내 최초로 소개했던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가 지난 7월 정식으로 국내 출시됐다. 다이내믹함을 유지하면서 우아한 감성도 가지고 있는 컴팩트 SUV 이보크는 랜드로버 전체 판매량 중 30%가 넘는 모델로 1세대에 이어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보크는 랜드로버의 소형화 모델로 2008년 발표한 레인지로버 LRX 콘셉트를 그대로 적용해 2011년 양산한 1세대 모델 출시 이후 8년만에 선보이는 2세대 풀체인지 모델이다.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출시 초기 레인지로버의 가격과 크기가 부담스러운 젊은층과 여성 고객을 목표로 출시됐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전 측면(사진=손진석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전 측면(사진=손진석 기자)

◆상위모델 벨라의 디자인 방향성 따라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레인지로버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인 레인지로버 벨라의 디자인을 따르고 있다. 더욱이 강화되는 환경규제에 대응하기 위해 랜드로버 브랜드 최초로 48볼트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MHEV)을 도입했다.

이번 시승은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D180 R 다이내믹 퍼스트 에디션 모델로 최고 출력 180마력, 최대 토크 43.9㎏.m를 발휘하는 2.0L 인제니움 디젤 엔진과 48볼트 마일드 하이브리드를 적용했다. 여기에 신형 9단 자동 변속기가 조합되어 즉각적이고 강력한 가속성능을 보여준다.

이보크의 전면부에는 상급모델과 비슷한 디자인을 적용한 슬림한 메트릭스 LED 헤드램프와 범퍼 좌·우 커다란 공기 흡입구가 강렬한 첫인상을 주고 있다. 측면 캐릭터 라인은 쿠페차량의 라인처럼 뒤로 갈수록 날렵하면서 좁아지는 라인에 멋스러움이 묻어나는 선을 보유하고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실내 (사진=손진석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실내 (사진=손진석 기자)

실내 디자인은 1세대의 아나로그를 벗어나 디지털화해 새로움을 주고 있다. 새롭게 적용된 10인치의 상부 센터페시아 와이드 모니터와 하부의 스크린은 ‘터치 프로 듀오’로 불리며 하단 세 개의 다이얼 스위치를 제외한 모든 물리적 스위치가 제거되어 미니멀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기존 차량에서 볼 수 있었던 공조, 오디오, 전화, 내비게이션, 미디어 등의 버튼들이 모두 듀얼 터치 스크린을 통해 디지털 방식으로 구현된다.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2 조작부도 하부 스크린에서 보다 향상된 시각적 형태로 표현되어 사용의 편리성을 제공한다. 스마트폰과 차량을 USB포트로 연결하면 T 맵 내비게이션과 지니뮤직 같이 스마트폰의 다양한 어플리케이션을 차량의 디스플레이를 통해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다.

이보크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 (자료 제공=재규어랜드로버)
이보크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 (자료 제공=재규어랜드로버)

◆하이브리드 모델 맞아?
시동을 걸면 의외로 조용함을 느낄 수 있다. 가속페달을 밟아 출발을 하면 하이브리드 차량인지 모르고 그냥 디젤엔진 차량으로 알고 운전하게 된다. 이보크에 적용된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국내 최초로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다.

실제로 주행 시에는 하이브리드의 사용을 체감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를 통해 연료효율을 약 5%가량 개선시켰으며, 정체가 심한 도로 주행 시에 모터로 구동해 연비 개선과 배출가스 저감에 효과적이다.

더욱 진보된 스톱·스타트 시스템과 함께 사용되어 보다 연비 및 배출가스 저감 효율을 높여준다. 다만, 스톱·스타트 시스템이 고속 주행 중 브레이크를 살짝만 밟아도 가끔씩 엔진 멈춤이 발생하는 증상이 있어 수정이 필요해 보인다. 엔진 멈춤이 발생해도 가속페달을 밟으면 바로 시동이 걸려 주행에 무리는 없었다.

일반적인 전기차나 하이브리드차처럼 이보크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운전석 클러스터에 고전압시스템과 관련한 어떠한 정보도 표시되지 않는다. 엔진룸이나 차체 구석구석을 찾아봐도 겹겹이 둘러싸인 언더커버를 뜯어보기 전까진 하이브리드와 관련된 시스템을 찾아보기도 쉽지 않다.

이보크에 적용된 48볼트의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은 차량에 장착되어 있는 BiSG및 리튬이온 배터리로 차량 운행 시 에너지를 저장하며, 엔진 구동을 보조하는 역할을 한다. 시속 17㎞ 이하로 주행할 경우 모터로 구동하고, 저장된 에너지는 주행 중 가속 시 힘을 더하게 된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진흙길의 경사로 오프로드 코스에서 미끄러짐 없이 경쾌한 주행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진흙길의 경사로 오프로드 코스에서 미끄러짐 없이 경쾌한 주행을 보여주고 있다.(사진=손진석 기자)

◆오프로드가 즐거운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에는 어떠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주행이 가능하게 하는 전자동 지형 반응 시스템 2와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로 인해 운전자가 오프로드를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설정도 쉽고, 빠른 반응 속도로 노면을 읽어나가는 능력은 매우 즐거운 오프로드 주행을 선사했다. 주행 모드인 다이내믹, 에코, 컴포트, 잔디밭·자갈길·눈길, 진흙 및 요철, 모래, 암반 저속주행 등 7가지 모드 중 선택할 수 있으며 자동 설정도 가능하다.

서스펜션의 높이, 엔진반응, 트랙션 컨트롤 개입 등을 조정해 어떤 환경에서도 최상의 드라이빙 환경을 조성한다.

30㎞/h 이하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ATPC)을 통해 얼음, 눈 또는 젖은 풀과 같은 마찰력이 낮은 노면 등과 험로 주행 시 운전자는 조향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해준다.

시승 당일 진흙길의 경사로가 있는 오프로드 코스의 주행에서 오토모드를 사용해 주행하면서 빠른 차량의 대처로 미끄러짐 없이 경사로 주행을 완료했다. 그리고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1세대 보다 도강능력도 향상되어 10㎝ 더 깊은 60㎝ 깊이의 강도 건널 수 있게 됐다.

고속·일반도로와 험로 주행에서 이보크는 민첩하고 안정적인 핸들링을 보여줬다. 상황에 맞게 알맞은 무게와 힘을 분배해 최적의 핸들링감을 제공해주는 토크 벡터링 기능이 적용되어 있다. 이보크는 브레이크 성능도 만족할만 했다. 무척 부드럽고 제동 능력도 좋으나 급브레이크에서 몸이 많이 쏠리는 것은 단점이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주행에서 오토주행은 엔진의 가감속과 변속기의 변속 시점 조금 낮선 세팅이다. 가속을 하면 변속시점이 조금 느린듯하고, 변속 후에는 파워가 조금 손실되는 듯한 느낌을 준다. 그러나 수동모드로 주행을 하면 엔진 소음이 줄고 파워가 증가한 것 같은 느낌을 즉시 받게 된다. 즉 엔진과 미션의 모든 능력을 완벽하게 사용하는 것 같은 주행감을 맛볼 수 있다.

정체 구간에서 추종기능 작동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정체 구간에서 추종기능 작동 모습 (사진=손진석 기자)

◆차별화된 첨단 주행보조 및 편의장치
2세대 이보크의 특징 중 하나인 첨단 기술은 차별화를 보여준다. 가장 눈에 띄는 기능인 ‘클리어 사이트 룸 미러’는 쿠페 형태의 차량들이 갖고 있는 제한적인 후방 시야를 획기적인 방법으로 개선한 기능이다.     

필요에 따라 룸미러가 HD 비디오 스크린으로 전환되는 클리어 사이트 룸 미러는 2열에 앉은 동승자나 부피가 큰 물건으로 후방 시야가 가려질 경우 탑승자가 볼 수 없는 차량 후면의 사각지대까지 룸 미러에 있는 고해상도 스크린을 통해 선명하게 볼 수 있도록 해준다.

세계 최초로 도입된 투명 보닛이라고 불리는 ‘클리어 사이트 그라운드 뷰’ 기술은 마치 보닛을 투과하여 바라보는 것처럼 차량 전방을 180 시야각으로 모두 보여주어 운전에 편의를 더한다. 주차가 까다로운 공간, 도로 연석이 높은 곳, 그리고 험한 지형 주행 시 특히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주차보조 안전사양과 주행보조 사양도 높은 안정감과 신뢰성을 보였다. 자동으로 주차를 도와주는 파크 어시스트, 후진 시 차량 주위 위험요소를 감지해주는 360° 주차센서, 탑승객 하자 모니터링, 후진시 후측면 접근 차량과 보행자 등 위험요소를 감지하는 후방 교통 감지 기능은 차량의 크기에 적응 못하거나 초보 및 부주의 운전에 안전사고 예방에 도움이 될 만한 기능들이다.

이보크 클리어 라운드 뷰 설명 (자료 제공=재규어랜드로버)
이보크 클리어 라운드 뷰 설명 (자료 제공=재규어랜드로버)

차선유지 어시스트,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사각지대 어시스트와 첨단 레이더 기술을 바탕으로 전방 주행 차량의 속도를 파악해 속도를 유지하고 주행할 수 있는 기능 등의 첨단주행보조기능도 나쁘지 않았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혼잡상황에서 매우 유용했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활성화하면 혼잡상황이나 신호대기 상태에서 앞차와의 거리를 확인해 차를 멈춰고, 출발 시 가속페달을 가볍게 밟아주면 차가 자율주행 모드로 저속 주행해 도심구간 혼잡상황에서 편리한 기능이다.

옆 차선에서 급작스레 끼어드는 차의 인식은 조금 떨어져 전방을 주시해야 된다. 최소 20㎞ 속도만 되면 다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 설정이 가능하다.

올 뉴 레인지로버 이보크의 디자인은 1세대와 비슷한 점이 많다. 그럼에도 2세대 모델은 최신 기술로 무장한  풀체인지 모델이 분명하다. 2세대 이보크는 더욱 효율적인 공간 활용과 연비와 배출가스 저감이 가능한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을 적용해 효율에 좀 더 중점을 두고 만들어 진 것을 보여주고 있다. 

이보크는 정숙성·안정성·편안함에서는 아우디와 BMW와 비교해 우위를 차지하지만 엔진·미션과 주행성능에서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가격에서는 경쟁모델 보다 높아 메리트가 더욱 낮다.

하지만 2세대 레인지로버 이보크는 우아하고 미래지향적인 디자인과 최신 기술을 접목해 보수적인 진보를 보여주고 있어 지난 8년간 보여준 매력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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