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이정은 기자
  • 입력 2019.08.22 08:00

코란도 가솔린처럼 매력적인 자동차라면 '장롱 면허' 탈출 예비 운전자들 늘어날 것

시승 반환점인 파주 헤이리로 진입하고 있는 코란도 가솔린 모델(사진=손진석 기자)
시승 반환점인 파주 헤이리로 진입하고 있는 코란도 가솔린 모델(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이정은 기자] 기자는 운전면허를 딴지 1년 8개월이 됐지만 실전 운전경험이 없는 일명 '장롱 면허' 소지자다. 그래서 이 기사는 '시승기'가 아닌 '동승기'가 됐고, 시승행사 중에 뒷자리에 앉아 참여했다. 

자동차를 알지도 못하는(차·알·못) 기자는 코란도 가솔린을 타고 서울시 한강에 위치한 '서울마리나'에서 경기도 파주시 헤이리마을까지 약 50㎞를 왕복하며 차의 움직임을 몸으로 느껴 보려고 최대한 노력했다. 

코란도 가솔린의 첫 인상은 '근육질의 빨간 머리 청년'이었다. 기존 코란도가 갖고 있던 '중후한 아저씨' 이미지를 벗어던지고자 하는 느낌이다. 특히 레드와인을 떠올리게 하는 버건디 색상은 여성 운전자에게도 충분히 어필할만 했다. 그러면서도 듬직함이 느껴지는 차체는 '역시 코란도'라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다. 

뒷자리에 앉은 느낌은 나쁘지 않았다. 인조가죽으로 깔끔한 인상이었고 앉았을 때 무릎에서 앞자리까지 남는 공간도 넉넉했다. 센터콘솔(택시 탈 때 티머니 카드 터치하는 곳) 뒷부분에 220V 콘센트가 설치돼, 휴대폰 충전이나 노트북 작업에 유용할 것 같다. 에어컨 송풍구는 앞자리에만 달려있지만 바람이 뒷자리까지 넘어와 시원했다.

센터콘솔 뒷부분에 설치된 220V 콘센트. 뒤에서 노트북 작업이나 휴대폰을 충전할 때 유용하게 쓰일 듯 하다. (사진=이정은 기자)
센터콘솔 뒷부분에 설치된 220V 콘센트. 뒤에서 노트북 작업이나 휴대폰을 충전할 때 유용하게 쓰일 듯 하다. (사진=이정은 기자)

뒷문 아래쪽 수납공간에 테이크아웃용 컵을 넣었더니 딱 들어맞는다. 운전 중 급브레이크를 밟아 차체가 크게 흔들린 순간이 몇 번 있었지만, 컵에서 음료가 흘러나오지 않았다. 뒷문 수납공간이 컵을 안정적으로 잡아준 것이다.

첫 번째 운전을 담당한 노련한 자동차 전문 기자가 USB를 꽂더니 장르별 음악이 흘러나온다. 듀스의 '굴레를 벗어나'와 태연의 '그대라는 시(호텔 델루나 OST)', 그리고 재즈연주곡들이 이날의 세트리스트였다. '쿵짝쿵짝'하는 비트를 들으며 자유로를 달리니 가속페달을 밟을 맛이 나는 것 같다. 

물론 기자는 뒤에서 그렇게 생각만 했다. 태연의 목소리가 흘러나올 땐 가사 하나하나가 선명히 들려 차안이 순식간에 감성적인 공간이 됐다. 코란도 가솔린의 스피커는 고음 피치를 잘 잡아, 힙합이나 대중가요 등 가사 전달력이 필요한 노래에 적당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코란도 가솔린의 실내. IACC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해 초보운전자들도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코란도 가솔린의 실내. IACC 자율주행 시스템을 적용해 초보운전자들도 안심하고 운전할 수 있다. (사진=손진석 기자)

두 번째 운전을 담당한 초보운전 기자는 연신 불안함을 드러냈다. 이번이 생애 두 번째 시승이고, 지난번 타사 제품 시승 당시 균형을 잃고 가드레일을 들이받는 큰 사고를 낸 적이 있다는 것이다. 그는 코란도 가솔린의 자율주행 기능 IACC만 믿는다며 핸들을 잡았다. 

코란도의 IACC는 카메라와 고성능 레이더로 앞 차를 감지해 속도 유지 및 정지를 도와주며, 차선을 따라 중심을 잡아주는 자율주행 시스템이다. 그는 다행히 사고 없이 운전을 마쳤고 IACC의 '딥 컨트롤' 덕분이라며 초보 운전자에게 추천하는 기능이라고 전했다. 

밖으로 나와 트렁크를 열어보니 꽤 넉넉하다. 코란도 가솔린의 적재 공간은 551리터로 동급 최대 용량이다. 코란도에 따르면 외제 '스토케' 유모차를 넣을 수 있다고 한다. 아이를 가진 신혼부부에게 유용할 것 같다. 트렁크 하단의 '매직 트레이'를 열면, 별도로 자신만의 물건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국도 구간을 주행 중인 코란도 가솔린 뒷모습(사진=손진석 기자)
국도 구간을 주행 중인 코란도 가솔린 뒷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코란도 가솔린의 탄화수소·질소산화물 배출량은 0.019g/㎞이하로 미국 캘리포니아의 초저공해자동차 기준인 슈렙(SULEV)을 통과했다. 

코란도 가솔린은 대기오염물질을 적게 배출하는 저공해자동차 3종에 선정돼 혼잡통행료 최대 100%, 공영주차장 주차 시 최대 80% 요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공공기관 주차장의 저공해자동차 전용 주차면을 사용할 수 있다. 친환경 엔진이면서도 170마력으로 동급 가장 센 마력수를 기록한다.

넉넉한 수납공간과 친환경 자동차이면서도 파워있는 엔진을 가진 점이 활동성과 가치있는 소비를 모토로 하는 밀레니얼 세대에 어울린다. 2000만원 초중반으로 형성된 가격대는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젊은 세대에 적합하다고 생각된다.

첫 동승을 마치며 기자는 '장롱 면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 전 잠깐의 여유 시간이 있을 때 도로주행연수를 받아 놓을 걸 싶다.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자동차 업계에서 코란도 가솔린처럼 밀레니얼 세대를 위한 매력적인 자동차를 계속해서 내놓아 준다면, 장롱 면허에서 탈출할 예비 운전자들이 속속 늘어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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