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8.22 09:35
미국과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라는 내용의 그린란드 정부 성명. (사진출처=그린란드정부 홈페이지)<br>
미국과 좋은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린란드는 판매용이 아니라는 내용의 그린란드 정부 성명. (사진출처=그린란드정부 홈페이지)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팔지 않는다는 얘기에 2주도 남지 않은 덴마크 방문을 전격 취소했다. 동맹국에 대한 무시가 지나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저녁 트윗을 통해 9월 2~3일 예정의 덴마크 국빈방문을 연기한다고 밝혔다. 자신의 그린란드 매입 의사에 대해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다’고 일축한 것을 문제 삼아 덴마크행을 일방적으로 연기해버린 것이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덴마크는 나토에 GDP(국내총생산)의 1.35%밖에 내지 않는다. 부유한 국가이고 2%를 내야 한다"며 '그린란드 논란'을 방위비 문제로 확대했다.

덴마크는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방문 취소에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사진출처=KBS뉴스 캡처) <br>
덴마크 총리 메테 프레데릭센. (사진출처=KBS뉴스 캡처) 

프레데릭센 총리는 "화가 나고 놀랐다"면서도 "이번 국빈방문 취소가 통상협력이든 외교, 안보 정책이든, 우리가 내리는 결정에 영향을 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덴마크 인민당'의 외교 담당 대변인은 "매우 충격"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초청한 마르그레테 덴마크 여왕에 대한 "매우 큰 모욕"이라고 비난했다.

이같은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 방문 취소를 놓고 도를 넘은 동맹 무시 행태를 보인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남의 나라 영토를 매입하겠다는 의사를 표명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문제 삼아 방문 일정을 취소한 것은 동맹을 무시한 행태란 것이다.

버락 오마바 행정부에서 덴마크 주재 미국 대사를 지낸 루푸스 기포드는 이날 CNN방송에 출연, 트럼프 대통령의 덴마크 방문 취소에 대해 “이건 충실한 동맹을 대접하는 방식이 아니다. 이런 식으로 방문을 취소하는 건 완전히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덴마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창립국이고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위한 미국 주도의 국제공조에도 적극 동참한 동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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