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전다윗 기자
  • 입력 2019.08.23 05:00

'야누스 소비자' 늘면서 스페셜티·프리미엄 스테이크·유산균 막걸리 등 급부상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뉴스웍스=전다윗 기자] 가성비에 목매던 식음료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일명 '야누스 소비자'가 점차 소비의 중심에 서고 있다. 야누스 소비자란 품목, 기호에 따라 자신의 소득에 비해 비싸거나 저렴한 소비를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를 뜻한다. 이들은 일괄형(SPA) 브랜드에서 2만원 짜리 청바지를 사고, 저녁으로는 10만원이 넘는 식사를 한다. 말 그대로 두 얼굴의 소비자인 셈이다. 

이러한 양극화 소비 추세에 발맞춰 식음료 업계도 고급화 전략에 매진하는 중이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콜드브루를 필두로 앞다퉈 내놓는 '스페셜티'가 대표적인 예다. 

일부 유명 커피 전문점에서만 선보이던 '고급 커피'의 대명사 콜드브루는 이제 대중에게 친숙하게 자리매김했다.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 지난 2016년 처음 콜드브루 음료를 출시한 이후 매년 여름 시즌 판매량이 평균 35%가량 늘었다. 지난 4월 여름 한정으로 출시한 '돌체콜드브루'는 2개월 만에 300만잔 판매를 달성하기도 했다. 스타벅스 콜드브루는 그란데 사이즈 기준 6000원대로 같은 사이즈의 아메리카노(4000원대)보다 50%가량 비싼 편이다.  

커피 업계는 이러한 스페셜티의 인기 요인을 '소비자 입맛의 고급화'로 꼽고 있다. 

스테이크 전문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토마호크 스테이크'도 대표적인 고급화 전략 성공사례다. 뼈 붙은 스테이크인 '본 인 스테이크' 붐을 이끈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고급 소고기 품종 '블랙앵거스' 중에서도 상위 1%에 해당하는 고급 부위를 엄선해 만드는 것으로 유명하다. 토마호크 스테이크는 10만원을 훌쩍 넘기는 가격으로 3만원대인 '아웃백 스페셜 서로인'과의 가격 차이는 네 배가 넘는다. 

아웃백에 따르면 지난 2018년 프리미엄 전략을 시작하고 매출이 전년 대비 약 13% 늘었다. 아웃백 관계자는 "올해도 두 자릿수 성장을 예상한다"며 "프리미엄 스테이크 전략에 집중하기 전에는 30% 안팎이었던 스테이크 메뉴 매출비중이 올해는 55%에 달한다"고 밝혔다. 

(사진=이마트 제공)
(사진=이마트 제공)

식음료 업계의 고급화 전략이 탄력을 받는 이유는 '가성비'보다 '가심비'를 추구하는 요즘 젊은 세대의 소비문화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심비란 '가격 대비 성능'을 뜻하는 가성비(價性比)에 마음 심(心)을 더한 것으로, 가격은 비쌀지라도 심리적인 만족감을 중시해 구매하는 소비 형태를 뜻한다.

가심비를 저격한 고급화 전략은 주류 시장에도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국순당은 지난 2018년 5월 일반 생막걸리보다 1000배 많은 유산균을 담은 '1000억 유산균 막걸리'를 선보였다. 상큼한 신맛이 포인트인 이 제품은 막걸리치고 다소 비싼 3000원대의 가격이지만 2019년 1분기 이마트 막걸리 매출 4위에 오르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2019년을 맞아 이마트는 높아진 프리미엄 막걸리 수요를 반영해 기존 1종류 이던 1만원 이상 고가 막걸리 상품을 3종으로 늘렸다.  

신근중 이마트 주류팀장은 "수요 및 매출 감소로 시름이 깊던 막걸리 업계가 고급 라인업을 성공적으로 선보이며 제2의 부흥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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