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8.23 07:25

경희의료원 동석호·박민수 교수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

가을바람이 불면 낚시꾼들은 마음이 설렌다. 출조에 계절은 없지만 그래도 덥거나 춥지 않은 봄·가을이 낚시하기엔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을 사는 도시인에게는 바다보다 근교 민물낚시터를 찾게 마련. 하지만 꼭 유의할 점이 있다. 다름 아닌 ‘간흡충’이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동석호 교수와 간담도췌장외과 박민수 교수에게 간흡충에 의한 담도암과 치료법을 들어본다.

간디스토마로 알려진 간흡충은 장내 기생충의 일종이다. 민물고기를 날로 먹거나 오염된 주방기구 등을 통해 감염된다. 간흡충은 한국을 비롯해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에 주로 분포돼 있다.

문제는 이 간흡충이 담도암의 제1원인이라는 사실이다. 실제 간흡충 발생지역과 담도암 발생률 간에는 긴밀한 연관성이 있다.

담도암은 5년 생존율이 20%에도 못 미치는 악성 암이다.  동석호 교수는 “간흡충은 담관 내에 기생하면서 복부통증, 담낭염, 담관염 등을 유발한다"며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담도암의 유발인자이면서 담석과 선천성기형, 궤양성대장염의 주범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담도는 소화액인 담즙이 이동하는 통로다. 간에서 만들어진 담즙은 담도를 통해 담낭에 모인다. 담도암이 생기면 암이 통로를 막아 담즙이 혈액으로 흘러나오고 이로 인해 눈이나 피부가 누렇게 변하는 황달을 볼 수 있다. 동반 증상으로 복부팽만감이나 소화불량, 체중감소도 나타난다.

담도는 몸속 깊숙이 자리해 내시경검사가 쉽지 않다. 그러다보니 조기진단이 어렵다. 환자의 약 80%는 진단 당시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유일한 완치방법인 수술조차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해당 장기 주변에 중요한 혈관이 많고, 복강이나 간과의 근접성으로 인해 주변장기로 암의 파급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최선의 치료법은 수술이다. 간내 담관암 수술은 간의 상당부분을 절제하고 나머지 간 담도를 소장과 연결해주는 복잡한 수술을 받아야 된다. 또 간외 담관암 수술은 암의 위치와 범위에 따라 췌장과 십이지장, 담관, 담낭을 광범위하게 절제한 뒤 이를 다시 소장과 연결해야 하는 복잡하고 정교한 과정을 거친다.

다행히 수술방법이 다양해지면서 환자에 맞는 최선의 방법을 찾을 수 있다.

로봇수술은 최소절개로 진행돼 안정성과 더불어 합병증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출혈도 적어 개복수술에 비해 빠른 회복을 보여준다. 다만 치료비가 부담된다면 로봇수술보다 복강경 수술이나 개복수술을 권한다.

박민수 교수는 “담도암은 광범위한 절제로 합병증 위험률이 높고 장기별로 정밀한 접합술이 필요한 만큼 수술 성공률과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민물고기는 날것으로 먹지 않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또 민물고기를 먹은 뒤 이유 없는 소화불량이나 황달이 보인다면 반드시 전문 의료진을 찾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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