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8.23 10:49

외교·안보전문가 "미일, 한국 배제한 채 양자 간 동맹으로 전환할 수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한국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사진출처= JTBC방송 캡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캐나다를 방문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한국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피력했다. (사진출처= JTBC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파장이 만만찮게 전개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의 주요 인사들은 공식적으로 '강한 우려'를 표명했고, 일본은 이례적으로 한밤중에 주일 한국대사를 일본 외무성으로 초치해 지소미아 종료에 대해 항의하는 등 그 여파가 일파만파다.

미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오후 1시께 데이브 이스트번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한국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강한 우려와 실망감을 표명한다"면서 "한일 양국이 이견 해소를 위해 협력하길 권장한다. 양국이 이를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라고 피력했다.

마크 에스퍼 장관은 최근 방한 직전 일본을 방문했을 때 "그런 종류의 정보 공유가 계속되도록 권장할 것"이라며 "이것(지소미아)은 우리에게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근 방한했을 때, 한국 측과의 대화에서 "지소미아가 한미일 안보 협력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캐나다를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22일(현지시각)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외교장관과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해 "오늘 아침 한국 외교장관과 통화했다"면서 "우리는 한국이 정보공유 합의에 대해 내린 결정을 보게 돼 실망했다"며 "우리는 (한일) 두 나라 각각이 관여와 대화를 계속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한일의 공동 이익이 중요하고 이는 미국에 중요하다는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면서 "두 나라 각각이 관계를 정확히 옳은 곳으로 되돌리기 시작하기를 바란다. 이는 북한(대응)의 맥락에서 매우 소중할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우리가 하는 일에 있어서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이에 더해 "그들(한일)은 모두 미국의 대단한 파트너이자 친구이고 우리는 그들이 함께 진전을 만들어 나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결국, 미국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한국의 이번 결정이 한미일 3각동맹에 위해를 끼치고 있는 행위'라고 보고 '한국에 대해 일본과의 신속한 관계정상화에 나서라'고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읽혀진다.

이런 가운데, 일본은 보다 노골적으로 한국정부에 대해 반감을 드러냈다.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전날 오후 남관표 주일 한국대사를 일본 외무성으로 초치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대해 항의했다.

고노 외무상은 지소미아를 종료하기로 한 결정이 "안보 환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결정"이라며 "매우 유감"이라고 말했고, 남 대사는 일본의 요구에 대해 “일본 정부의 입장을 잘 전달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관례상 밤 늦은 시간에 타국의 외교관을 초치한 행위는 이례적인 행위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이 이 같은 태도를 드러낸 것은 그만큼 이번에 한국이 '지소미아 종료'를 경정한 것이 일본으로서는 불만이라는 것을 표시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외교 안보 전문가는 23일 기자와의 만남에서 "이 같은 미·일의 태도로 미뤄봤을 때, 향후 '지소미아 종료'로 인해 미일이 한국을 배제한 채, 미일 양자 간의 동맹으로 전환할지도 모른다"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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