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8.25 07:25

은행 IP담보대출 잔액, '3월 14억→6월 793억원'
최종구 "IP담보 회수 관련 은행권 부담 덜어줄 것"
대출기업 90%, BB+등급 이하…대출금 상향·금리 혜택 받아
박원주 "IP 담보대출, 지방은행으로 확산해 지방소재 기업 돕겠다"

(일러스트=픽사베이)
(일러스트=픽사베이)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정부가 최근 ‘혁신성장 확산·가속화 전략’을 마련해 혁신기업에 대한 금융 지원을 확대하기로 한 가운데 시중은행의 중소·벤처기업 관련 IP(지식재산) 담보대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허청에 따르면 올해 6월말 기준 IP 담보대출 잔액은 4044억원으로 3월말 3133억원 대비 29% 증가했다. 이 같은 실적 상승은 올해 4월 체결된 금융위·특허청·시중은행 간의 IP 금융 활성화 업무협약 이후 민간은행의 적극적인 참여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EB하나은행은 ‘KEB하나 지식재산권 담보대출’, KB국민은행은 ‘KB 더드림 지식재산 담보대출’, 신한은행은 ‘신한 성공두드림 지식재산권 담보대출’, 우리은행은 ‘우리 큐브론-X’ 등의 IP 담보대출 상품을 내보이면서 중소·벤처기업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실제 3월말까지 민간은행의 IP 담보대출 잔액은 약 14억원에 불과했으나 석 달 만에 793억원으로 급증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14일 특허청과 ‘IP 금융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면서 “IP 담보에 대한 금융권의 회수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IP 회수전담기관이 부실화된 지식재산권 담보를 적정가격에 직접 인수해주고 은행을 대신해 담보 IP의 가치를 회수하는 회수지원사업을 특허청과 함께 추진할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시중은행의 참여를 독려했다.

특허청이 올해 상반기 산업·기업·우리·하나은행이 실행한 IP 담보대출을 받은 기업 54개사에 대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기업도 다수 대출을 받은 것이 확인됐다.

54개 대출기업의 신용등급은 최저 B-부터 최고 BBB+까지 분포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BB+등급 이하 기업에 대한 대출이 90.7%(49개사)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처럼 기존 신용위주의 여신기준으로는 자금조달이 어려운 대다수 기업이 대출혜택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기업등급은 AAA등급부터 D등급까지 18개 내외로 구분되며 통상 BBB-이상부터 우량등급으로 분류된다.

이들 중소·벤처기업은 신용대출 대비 0.5~2%포인트 금리우대를 받았고 부동산 담보가 이미 잡혀있어 대출이 어려웠지만 특허권을 담보로 대출여력이 상향된 경우도 있었다. 조사항목에 응답한 44개 기업의 75%(33개사)는 IP담보대출 시 신용대출 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기업의 운전자금, 원재료 구매 등에 사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일부 사례를 보면 A사는 부동산이 없어 신용대출을 고려 중이었으나 은행의 권유로 신용대출 예상금액보다 더 많은 금액을 대출받았고 금리도 0.5%포인트 낮게 적용받았다. B사는 기존 신용대출 금리(4~5%대)보다 낮은 2% 후반 대의 저리로 대출을 받아 현금흐름이 원활해졌다.

박원주 특허청장은 “시중은행의 IP 담보대출이 신용위주의 대출이 되지 않도록 수요기업 의견을 수렴하고 금융위 및 시중은행과 긴밀히 협력해 IP금융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그는 “IP담보대출을 지방은행에도 확산시키겠다”며 “지방소재 중소·벤처기업이 IP를 활용해 원활하게 자금조달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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