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재필기자
  • 입력 2016.03.01 13:36
 

군인이 트위터에 대통령 비하글을 올린 것도 상관모욕죄로 가중처벌하는 군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대통령을 상관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의 판결이다.

헌재는 1일 군형법 64조2항에 대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상관모욕죄를 규정한 이 조항은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는 것이다. 법정형이 징역이나 금고 1년 이하 또는 200만원 이하 벌금형인 형법의 모욕죄보다 처벌이 가중하다.

앞서 육군 중사 A(37)씨는 2011년 12월부터 2012년 4월까지 9차례에 걸쳐 이명박 당시 대통령을 비난한 글을 게재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쥐XX  4대강으로 총알 장전해서 신공항, KTX, 수돗물까지 다 해쳐먹으려는 듯'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가 재판에 넘겨져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확정받자 헌법소원을 냈다.

그는 "상관 개념이 불명확하고 광범위한 데다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헌재는 대통령이 군 통수권자이고 군인복무규율도 상관을 '국군 통수권자부터 바로 위 상급자까지'로 규정해 대통령은 상관인 점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군형법에 상관모욕죄를 별도로 둔 것도 정당하다고 봤다. 헌재는 "형법의 모욕죄는 고소가 취소되면 처벌이 불가능해지고 그로 인해 근무기강이 해이해질 위험이 농후하다"며 "군 지휘체계와 사기를 무너뜨려 국토방위와 국가 안위를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김이수·강일원 재판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풍자·해학을 담은 문학적 표현, 정중한 표현으로 비꼬아서 하는 말, 인터넷상 널리 쓰이는 다소 거친 신조어 등도 처벌돼 헌법상 보호받아야 할 표현까지 규제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 재판관은 떠 "모욕죄 형사처벌은 정치적·학술적 표현행위를 위축시키고 열린 논의의 가능성이 줄어들어 표현의 자유의 본질적 기능이 훼손된다"며 "국제인권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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