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최윤희 기자
  • 입력 2019.08.27 11:59

시, 사건 진행·대응 과정 기록한 백서 제작 예정

지난 20일 염태영 수원시장이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모습.
염태영 수원시장이 지난 20일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에서 긴급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시).

[뉴스웍스=최윤희 기자] 지난 18일 저녁 7시7분께 수원시재난상황실에 수원소방서에 아파트 외벽에 균열이 일어났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수원 권선구 A아파트단지 한 동의 외벽에 설치된 정화조 배기덕트(환기 구조물)가 탈착됐다는 신고였다. 구조물이 붕괴하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30여 분만에 이영인 수원시 도시정책실장, 김용덕 안전교통국장, 조진행 시민안전과장 등 수원시 관계자와 소방관, 경찰 등이 현장으로 출동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먼저 구조물이 접해 있는 해당 동 1~2라인 주민들을 긴급 대피시켰다.

고원준 한국건설기술원 대표가 육안으로 현장을 점검했다.

15층 아파트 본건물과 접합된 정화조 배기덕트 연결 부분이 벌어져 배기덕트 붕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수원시는 A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를 설치했고, 현장으로 달려온 염태영 수원시장은 “철저하게 건축물을 점검하고, 긴급대응·주민지원체계를 구축해 주민 불안을 해소하라”고 지시했다.

이튿날 아침, 염태영 시장 주재로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에서 긴급회의를 한 뒤 최병정 경기대 플랜트건축공학과 교수, 윤영만 수원과학대 토목안전과 교수, 한홍수 SM구조안전진단 기술사 등 전문가 3명이 정밀안전진단을 했다. 전문가들은 “즉시 철거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영인 도시정책실장은 언론브리핑을 하고, 안전진단결과와 철거계획을 알렸다.

수원시는 주민들에게 상황을 알리고, 전문가들과 ‘가장 안전하고, 신속한 철거 방법’을 논의한 뒤 철거업체를 선정했다. 

20일 이른 아침 염태영 시장은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철저히 대비하라”며 “골든타임을 놓치지 말고, 신속하고 안전하게 철거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오전 아파트 본건물과 탈착된 환기 구조물을 밴드로 고정하는 전도 방지 작업이 시작됐다.

고정 작업을 하려면 1~2호 라인 아파트 실내에 밴드를 묶어야 했다. 주민들이 아파트 출입문을 열어주며 적극적으로 협조한 덕분에 신속하게 작업이 진행될 수 있었다. 대피 요청에도 불편을 감수하며 따라줬다. 성숙한 시민의식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21일 본격적으로 철거작업이 시작됐다. 철거업체는 200t급 크레인 1대와 50m 높이 고소차 2대, 인부 20여 명을 동원해 환기 구조물을 한 층씩 해체했다.

이날 하루 15~8층 구간 구조물을 철거했다.

22일 이른 아침부터 철거작업을 재개했고, 마침내 오후 1시 50분 철거가 완료됐다. 

오후 4시에는 대피했던 1~2라인 주민들이 4일 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중단됐던 가스공급도 재개됐다.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는 임무를 완수하고, 23일 철수했다.

수원시 공직자, 봉사자들은 18일부터 23일까지 밤낮없이 재난현장통합지원본부와 구조물 탈착이 일어난 현장을 지키며 ‘주민 안전과 주민 불편 최소화’를 위해 노력했다.

수원시는 주민 설명회, 주민과의 대화, 문자메시지, 수원시 SNS 등으로 주민들에게 진행 상황을 틈틈이 알렸고, 염태영 시장은 개인 SNS에 7차례에 걸쳐 상세하게 소식을 전했다.

인근 경로당, 교회, 수원유스호스텔 등에 주민 대피소를 마련했고, 대피주민들에게 구호물품을 전달했다. 수원시자원봉사센터는 20일 저녁 밥차 운영을 시작해 22일까지 대피 주민들에게 음식을 제공했다.

수원시는 이번 사건 대응에 대한 평가 보고회를 열고, 대응 과정을 담은 백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백서는 재난사고 대응 매뉴얼로 활용할 예정이다. 수원시는 철거 현장에 고정형 CCTV 3대를 설치해 모든 철거 과정을 녹화했다.

긴급재난 상황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도록 재난관리기금 관련 조례 개정을 검토하고, A아파트와 같이 PC 공법으로 건축한 수원시 6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안전점검을 할 계획이다.

염태영 시장은“이번 일을 계기로 수원시 재난 대응 시스템을 한층 강화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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