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8.29 16:14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백홍주 TSP총괄 부사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이 6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이재용(오른쪽부터)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DS부문 대표이사, 백홍주 TSP총괄 부사장,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대법원의 항소심 기각 판결에 삼성전자의 분위기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것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년간 한 번도 내지 않았던 공식 입장을 공개할 정도로 위기에 몰린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이 부회장 판결 직후 입장문을 통해 반성과 재발 방지를 다짐하며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경제에 이바지하도록 도움과 성원을 부탁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지난 2016년 하반기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시작된 이후 이 부회장 구속 기소, 1심 실형 판결, 2심 집행유예 판결 등 여러 일이 있었지만 삼성전자는 한 번도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이번 입장문 발표에 대해 한 재계 관계자는 "한 사건에 대한 수사가 새로운 수사를 낳고, 결과가 나오기 전에 경영진이 피의자 신분이 돼 리더십이 마비되는 악순환에 대한 답답함과 위기감을 호소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위기를 돌파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할 수밖에 없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이다.

2016년부터 국정 농단과 관련한 무수한 압수수색과 관계자 소환, 이재용 부회장과 미래전략실 수장들의 구속,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수사, 이명박 전 대통령 사건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파생된 노조 수사 등이 계속 이어졌다.

사기가 급격히 저하된 상태에서 실적 약화와 일본 수출 규제, 미중 무역 갈등 격화 등이 겹치는 이른바 '퍼펙트스톰'을 맞이했다.

어려운 글로벌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오너의 비전과 경영진의 실행력, 임직원의 도전정신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서는 위기 돌파를 위한 동력이 모이지 않고 있다고 삼성에 대해 재계 측은 평가했다.

재계 관계자는 "리더십 위기 등으로 인해 3년여 동안 미래 준비를 못했는데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파국을 맞을 수 있다는 절박감이 입장문에 보인다"라며 "삼성전자는 '더 늦으면 안 된다. 제대로 일할 기회를 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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