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9.02 14:08

다양한 첨단 트레일러링 시스템 장점…토우·홀 모드, 히치 가이드 시스템 '매력'
오프로드에 최적화된 기본 세팅…정숙함과 편안함 그리고 탁월한 핸들링

오프로드 코스 중 긴 언던 구간에 진입하는 콜로라도(사진=손진석 기자)
오프로드 코스 중 긴 언던 구간에 진입하는 콜로라도(사진=손진석 기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80㎝ 깊이의 수로를 가볍게 건너고, 진흙길, 울퉁불퉁 패인 험로도 모두 자연스럽게 주행이 가능하고, 차 무게의 몇 배나 되는 캠핑트레일러도 가뿐히 견인할 수 있는 정통 아메리칸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가 드디어 한국 땅에 상륙했다.

지난해 GM이 부산모터쇼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콜로라도는 1년여가 지난 8월 26일 국내 정식으로 출시했다.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의 천국인 미국시장에서 다양한 모델이 있지만 한국시장에 맞게 재편되어 한국 소비자를 위한 단 하나의 모델만 출시했다.

콜로라도는 중형 픽업트럭으로 국내에서는 쌍용자동차의 렉스턴 스포츠 칸과 비교된다. 양사 모두 비교 대상이 아니라고 하지만 어쨌든 국내 픽업 트럭시장의 대표격인 칸이 유일한 비교 대상이기 때문이다.

먼저 전장은 콜로라도 5415㎜와 칸 5405㎜으로 콜로라도가 조금 더 길다. 전고는 콜로라도 1830㎜로 칸 1855㎜로 칸이 조금 높고, 전폭은 1885㎜와 1950㎜로 이 역시 칸이 조금 더 넓다. 화물의 적재 능력은 콜로라도가 1170ℓ, 칸이 1262ℓ로 칸이 좀 더 적재 공간이 넓다.

엔진은 최고 출력 312마력의 GDI 가솔린 3.6리터 6기통 엔진을 콜로라도는 사용한다. 칸에는 181마력 e-XDi 직렬  4기통 2.2리터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콜로라도는 견인 능력에서 3.2톤까지 가능해 칸을 앞서는 부분이다. 최대 토크 부분에서 칸 42.8㎏·m(1400~2000rpm), 콜로라도 38㎏·m(4000rpm)로 순간적인 파워는 칸이 앞선다. 

험로 주행 능력과 승차감은 콜로라도가 좀 더 좋다는 평이다. 가격은 콜로라도 3855~4265만원과 칸 2238~3378만원 사이로 콜로라도가 900~1600만원정도 더 비싸지만 충분히 구입 가능한 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 27일 익스트림 4WD 모델로 강원도 웰리할리 파크에 마련된 2개의 오프로드 코스와 트레일링 테스트를 통해 아메리칸 정통 중형 픽업트럭 콜로라도를 시승해봤다.

콜로라도에 중형 캠핑 트레일러를 연결해 코스 주행 중이다.(사진=손진석 기자)
콜로라도에 중형 캠핑 트레일러를 연결해 코스 주행 중이다.(사진=손진석 기자)

제일 먼저 2톤 무게의 중형 캠핑 트레일러를 연결하고 S와 L코스를 주행해 봤다. 또한 운전석에 앉은 채로 혼자서도 트레일러를 연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히치 가이드 어시스턴스 가이드라인’도 시험했다.

2톤 가까이 되는 무게를 지니고 있는 중형 캠핑 트레일러를 연결하고 S와 L 코스를 주행하는데 실제로 트레일러의 연결을 느낄 수 없을 만큼 가벼운 주행을 했다. 둘이서 하던 트레일러 연결도 히치 가이드 시스템을 통해 혼자서 충분히 연결 할 수 있었다.

콜로라도는 국내 시장에서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첨단 트레일러링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는 것이 장점으로 보인다.

무거운 짐을 실은 상태에서 최적화된 변속패턴으로 보다 안정적이고 부드러운 주행을 돕는 토우·홀 모드와 트레일러의 하중에 따라 브레이크 압력을 조정할 수 있는 통합 트레일러 브레이크 시스템, 트레일러의 주행 밸런스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해 주는 스웨이 콘트롤 기능이 포함된 스테빌리트랙 차체 자세 제어 시스템, 히치 가이드 시스템 등은 캠핑 트레일러를 보유하고 있거나 보유 예정인 운전자는 관심을 가져볼만 하다.

다음으로 웰리할리 파크의 스키 슬로프를 개조해 마련한 오프로드를 직접 주행해보는 슬로프 코스를 주행했다.

오프로드 구간 중 자갈 및 패인 길을 주행 주인 콜로라도(사진=손진석 기자)
오프로드 구간 중 자갈 및 패인 길을 주행 주인 콜로라도(사진=손진석 기자)

오프로드 주행코스는 긴 언덕길을 주행하는 하프파이프 업힐 코스와 진흙과 약간의 빠지는 도로가 있는 숲길 오프로드, 정상까지 이어진 오르막길에 연속된 다양한 각도의 와인딩 코스를 약 40분간 주행했다.

4WD 모드로 주행을 하면서 힘이 부족함보다는 오히려 편안함을 느꼈다. 디젤 엔진의 요란함이 없어 정숙함도 맛보며 오롯이 오프로드의 주행에서 굴러가는 타이어 소리와 흙이 튀는 소리, 바람 소리와 나뭇가지가 차에 부딪히는 소리가 즐거운 주행이었다. 벌처럼 가볍게 날아서 목적지에 안착했다.

특히 핸들링이 탁월했다. 노면의 충격을 바퀴 아래에서 모두 해소해 핸들로 침입하는 충격이 거의 없었다. 바퀴가 패인 구덩이에 떨어져도 흔들림없이 직진주행이 가능하도록 가볍게 적당한 반응만 보였다. 또 회전이나 코너링에서도 핸들의 조향에 따른 차의 민첩한 움직임을 유지하며 긴 와인딩 코스를 재미있게 주행 할 수 있었다.

험로 주행에서 능동형 연료 관리 시스템이 적용된 엔진의 부하에 따른 토크 분배와 주행환경에 맞는 적절한 하이드라매틱 8단 자동미션의 반응이 매우 흥미로웠다. 엔진음도 매우 알맞게 매력적으로 들렸다. 중저음의 부드러우면서도 끌리는 음색이다.

오프로드 구간 중 긴 언덕구간을 벗어나고 있는 콜로라도의 뒷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오프로드 구간 중 긴 언덕구간을 벗어나고 있는 콜로라도의 뒷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슬로프 주행에서 브레이크 성능을 시험해 봤다. 언덕길의 오르막과 내리막, 약간의 가속에서 급정지, 코너링 진행 중 등의 상황에서 확실히 브레이크 성능은 양호한 상태로 중심이 맞춰져 있다. 차체의 구성과 무게 중심 등을 고려한 브레이크의 성능 세팅은 안전에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콜로라도는 정상 브레이킹에서는 양호했지만 픽업트럭이라는 이유로 급정차나 코너 등에서는 후미쪽이 가벼워 흔들리거나 약간이 미끄러짐이 발생하고 있었다. 이 점은 화물칸에 짐이 실려 뒷바퀴에 무게가 가해지면 자연스레 해결되는 문제로 보인다.

승차감에서 1열과 2열의 차이가 너무나 명확했다. 2열은 좌우 혹은 위아래로 많이 흔들렸다. 그러나 1열은 매우 안락했다. 2열에 비하면 천국과 지옥 정도의 차이라고 할만하다. 운전석에서는 웬만한 흔들림은 가볍게 느껴지며 운전에 집중하도록 서스펜션의 세팅이 되어 있는 듯 했다.

마지막으로 오프로드 코스에 준비된 언더 범피, 모글, 수로, 머드, 사면 경사로, 언덕 경사로 등의 다양한 오프로드 상황을 재현한 코스를 통과하며 서스펜션과 4WD, 디퍼렌셜 잠금장치 등의 오프로드에 특화된 성능을 점검했다.

콜로라도가 범피 구간에서 디퍼렌셜과 4WD 기능을 활용해 주행하는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콜로라도가 범피 구간에서 디퍼렌셜과 4WD 기능을 활용해 주행하는 모습(사진=손진석 기자)

모글과 언더범피, 머드 등 코스에서는 주행 중 하나 혹은 두 개의 바퀴가 공중에 들리는 등 구동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에 탈출하는 성능을 확인하는 코스로 콜로라도에 적용된 기계식 디퍼렌셜 잠금장치의 기능과 4WD를 체험할 수 있었다.

좌우 휠의 접지 마찰력(트랙션) 차이에 따라 양쪽 바퀴의 회전 속도를 다르게 만들어주는 장치(차동 기어)를 제한 혹은 조절하는 기능(LSD)과 좌우 휠의 트랙션 차이가 극도로 커질 경우 차동 기어를 자동으로 잠그는 차동 잠금 기능이 함께 적용돼 있어 미끄러운 노면, 바퀴가 공중에 들리는 상황 등 모든 상황에서 한 바퀴라도 노면에 접지되어 있다면 차량이 안정적으로 주행했다.

콜로라도에 적용된 오토트랙 액티브 4WD 시스템은 전자식 4륜구동 시스템으로 4륜 및 2륜 구동 방식을 운전자가 선택하는 파트타임 4WD 시스템을 지원한다. 여기에 노면 상황에 맞게 자동으로 구동 방식을 변환하는 AUTO 모드가 적용되어 있어 운전자가 보다 손쉽고 즉각적으로 구동 모드를 제어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시승에서도 사용해 봤는데 순간적으로 상황에 맞게 구동력을 제어 했다. 

마지막으로 수로코스는 80㎝ 깊이에 물을 채워놓은 상태였는데 콜로라도는 부드럽게 진입하고 부드럽게 벗어났다. 당일 함께 동승한 인스트럭터의 설명에 의하면 엔진룸 및 차체에 실링처리가 되어 있어 최대 100㎝까지 깊이까지 강이나 물웅덩이 등을 지나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로코스에 진입한 콜로라도 (사진=손진석 기자)
수로코스에 진입한 콜로라도 (사진=손진석 기자)

쉐보레의 콜로라도는 1918년에 선보인 원톤(One-ton) 이후 100년 넘게 이어온 쉐보레 픽업트럭 헤리티지를 이어받은 정통 아메리칸 중형 픽업트럭이다. 물론 치열한 경쟁의 미국시장에서도 14만대 이상 판매되고 있는 인기 모델이다.

매번 쉐보레의 미국 판매 모델이 한국에서는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이번 콜로라도는 국산이 아닌 수입차로서의 첫 번째라는 상징성이 있는 모델이다. 그러면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초기 도입가가 3855만원으로 제법 저렴한 가격을 책정해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을 넓혀주고 있다.

다만 쉐보레의 자동차는 기본기와 디자인은 나쁘지 않은데, 실내 및 편의 장치가 아쉽다는 것이 단점이다. 그럼에도 콜로라도는 겉보기와 달리 반전매력이 숨어 있다. 300마력의 강력한 심장이 매력인 정통 아메리칸 픽업트럭 콜로라도는 이제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오프로드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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