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9.02 20:31
(사진=MBC '스트레이트' 예고편 캡처)
(사진=MBC '스트레이트' 예고편 캡처)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지난 2009년 5월 13일 SBS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회갑 선물로 받은 1억 원짜리 시계를 논두렁에 내다 버렸다'고 보도했다. 다른 언론들도 이에 질세라 노 전 대통령을 향한 '망신 주기', '모욕 주기' 기사를 쏟아냈다. 출처도 근거도 명확하지 않은 풍문들이 연일 대서특필됐다. 끝내 노 전 대통령은 비극적으로 생을 마감했다. SBS 보도 열흘 뒤였다.

'논두렁 시계' 파문은 아직도 미궁에 빠져 있다. 당시 보도 기자와 SBS 측은 여전히 '검찰 관계자'발 기사였다는 입장이다. 8년이 흐른 지난 2017년 국정원 개혁위원회가 이 사건을 조사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동정 여론을 차단하기 위해 당시 국정원이 '시계 수수 관련 내용을 언론에 흘리자'고 검찰에 제안했다는 것. 하지만 피의 사실을 무단 공개하며 보도에 직접 개입한 것이 국정원인지 검찰인지는 불분명하다.

당시 검찰의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은 '논두렁 시계' 보도와 관련해 줄곧 '국정원 개입설'을 주장했다. 검찰 수사 과정에선 '논두렁'이란 표현조차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국정원 개혁위 조사가 본격 시작된 얼마 뒤 그는 돌연 9년째 다니던 로펌을 그만 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아직 머물고 있다. "내가 지금 입을 열면 많은 사람이 다친다"는 말을 남기고 떠났다.

'스트레이트'는 미국 워싱턴DC 인근 한 주택가 골프장에서 이인규씨를 만났다. 이씨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그러면서도 당시 자신을 찾아왔던 국정원 요원의 실명을 언급하는 등 '논두렁 시계' 보도의 배후가 국정원이었음을 구체적으로 말했다. 또 자신은 범죄 혐의를 받는 도피자가 아니며 "지난 설 명절 때도 한국을 다녀왔고, 우리나라 수사기관에서 아무 연락도 없다"고 밝혔다.

범죄 혐의를 받고 해외로 달아나 도피 중인 피의자들, 또는 각종 논란의 중심에 선 부담을 피하려 외유 중인 인사들. '스트레이트'는 최근 두세 달 간 이런 사람들의 행방을 추적했다. 첫 순서로 '논두렁 시계' 의혹의 핵심 관련자인 이인규 전 대검 중수부장을 워싱턴 현지에서 인터뷰했다.

'스트레이트'는 매주 월요일 밤 10시 5분 MBC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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