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9.02 19:30

2015년 SKSH병원 개원 이후 15만명 진료, 2000여 건 수술…의료사고 한 건 없어 올 7월엔 재계약 성사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는 UAE의 왕립쉐이크칼라파 전문병원.
서울대병원이 위탁운영하는 UAE의 왕립쉐이크칼라파 전문병원.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중동 아랍에미리트(UAE)에 진출한 서울대병원이 병원 위탁운영으로 매년 2000억원을 벌어들이며 성공신화를 써내려가고 있다.  

보건산업진흥원 황성은 등 연구원이 보건산업브리프 최근호에 발표한 ‘한국의료기관의 UAE 진출방안’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UAE 대통령실과 2015년부터 5년간 운영·인건비 지원을 포함한 연간 운영예산 2000억원(총 1조원) 규모의 위탁운영을 계약해 중증질환전문 3차병원을 운영 중이며, 현재 220여명의 한국인 직원이 파견돼 근무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병원은 2014년 6월 미국 조지워싱턴·스탠포드, 영국 킹스칼리지, 독일 샤리테 대학병원 등 세계 유수의 종합병원을 제치고 UAE 대통령실 산하의 라스 알카이마 지역 'SKSH(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을 운영하는 최종사업자로 선정됐고, 올 7월에는 재계약에도 성공했다.

서울대병원은 2015년 4월 SKSH를 개원해 현재 246병상 규모로 암, 심장, 신경, 재활, 응급 등 전문분야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3년간 15만명이 넘는 환자와 2000여 건의 수술을 단 한건의 의료사고도 없이 진행해 현지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매년 다른 UAE 토후국과 인근 국가에서 찾아오는 환자 수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3차의료기관의 전문분야 외에 UAE내 한국교민을 위한 건강검진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서울대병원 해외진출의 의미는 현지 의료진 교육과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 구축에서도 드러난다. 열악한 UAE 현지 의료시스템을 업그레이드시키면서 우리나라 의료수준을 주변 토호국에 알리는 계기가 된 것이다.

UAE는 아부다비와 두바이, 샤르자, 아즈만, 움 알 쿠와인, 라스 알 카이마, 푸자이라 등 7개 토후국(에미레이트) 연방으로 구성된 국가다.

황 연구원 등은 “UAE는 현재 의료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왕실 지원 아래 공공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고, 외국 의료기관을 적극 유치하고 있다”고 전했다. ‘비전 2021’ 종합계획을 세우고, ‘세계 최고 수준의 보건체계구축(World-class Healthcare)’을 위해 의료서비스를 시장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건설, 에너지, 헬스케어, 교육분야의 투자촉진을 위해 외국인 100% 지분 보유 등 조치를 발표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서울대병원 이외에도 소규모의 의료진출도 눈여겨 볼만하다.

척추전문병원인 우리들병원의 경우,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사와 위탁운영 및 디지털병원 시스템 수출계약을 맺고 자본투자 없이 매년 위탁운영료와 매출에 따른 로열티 및 성과급을 받고 있다. 두바이 본원에는 의사 3명, 물리치료사 및 행정직 등 10명 내외의 한국인이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15년 보바스기념병원과 두바이 보건청 간의 두바이재활센터 공립병원 위탁운영 계약이 종료된 뒤 우리 의료진이 두바이 헬스케어시티에 단독투자 형태의 자체 클리닉을 개원했다. 현재 17명의 한국의료인과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브리프에는 특히 두바이 헬스케어시티에 한국한의원이 한방클리닉 운영하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UAE정부는 최근 예방의료에 중점을 둔 10개의 주요 성과지표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남성흡연율은 15.6%, 1000명당 간호사수 5.79명, 1000명당 의사수 2.48명, 소아비만율 13.4%, 당뇨유병률 11.8%, 암사망율 10만명당 26.4명, 심혈관사망율 10만명당 70.3명, 평균기대수명66.7년 등으로 보건예방사업이 크게 성과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UAE정부는 2019년 보건의료분야에 전체예산의 7.3%에 해당하는 44억디르함(1.4조원)을 투입할 정도로 보건의료분야의 발전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황연구원 등은 이 같은 중동의 의료환경을 활용하면 국내 의료의 수출이 호기로 삼을 수 있다고 결론을 내렸다.

황 연구원 등은 “중동 의료시장의 수요 확대와 제도적 장벽이 낮아져 진출 기회가 확대되고 있다”며 “아직은 미·영, 독일보다 인지도는 낮지만 확연히 다른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충분히 현지화에 승산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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