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9.04 08:44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HDC), KCG 참여… SK, GS, 한화 등 불참
9조원에 이르는 아시아나 부채도 부담…애경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인수가 목표”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사진제공=아시아나항공>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국내 2위 국적 항공사 아시아나항공의 새 주인을 찾기 위한 예비입찰 마감에 그동안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인수호보로 거론됐던 SK, GS, 한화 등 대부분의 기업이 불참했다. 인수전의 향배는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예비입찰 마감일인 3일 오후 2시까지 입찰에 참여한 곳은 제주항공을 보유한 애경그룹, 미래에셋대우-현대산업개발(HDC), 사모펀드 KCG 등 3곳으로 알려지고 있다.

올 하반기 인수합병(M&A)시장 최대 매물로 꼽혔던 이번 아시아나항공의 예비입찰은 국내 대기업간 경쟁이 치열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겨우 3곳만 등록해 예상을 벗어난 상황이다. 저조한 흥행성적에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인수적격후보(쇼트리스트) 선정이 어려워져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만약 이번 입찰이 유찰되면 매각 방식을 두고 산업은행과 금호산업 간의 치열한 주도권 싸움이 불가피해 보인다.

만약, 매각 주도권이 산업은행으로 넘어가면 최대한 구주의 가격을 낮추고 신주 규모를 증가시켜 아시아나항공의 재무구조 개선을 우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경우 현재 구주 가격을 최대한 많이 받아야하는 금호아시아나그룹은 곤란한 상황에 몰리게 될 공산이 커진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예비입찰 마감 결과에 공식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지만, 이번 매각 성공을 위해 인수협상 대상후보군 선정, 기업 실사, 본 입찰 등 향후 남아있는 절차 이행을 연말까지 완료해 매각 마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과 금호산업은 예비 입찰한 애경그룹과 HDC-미래에셋대우, KCGI 만으로는 사상 첫 국적 항공사 매각 후보로 부족하다는 인식이 작용하고 있어 아쉬움이 많을 것이다.

인수 후 안정적 경영이 가능한 국내 대기업의 참여 혹은 자금력을 앞세운 컨소시엄의 참여를 기대했겠지만 최근 벌어지고 있는 부진한 항공업황과 생각보다 높은 매각가격으로 인수 업체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다는 항공업계의 평이다. 또 업계에서는 “대상후보군 선정이 어렵다면 채권단에서 매각 방식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가와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인수 과정을 끝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도 불투명하다. 또 9조원에 이르는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를 입찰에 참여한 기업들이 감당할 수 있을지도 문제다. 

한편, 이번 예비입찰에 참여한 애경그룹을 두고 대형항공사(FSC) 노하우를 파악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일각에서의 추측이 있지만 애경그룹은 “아시아나항공의 최종 인수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인수적격후보에 포함돼 실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애경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성공하면, 한번에 LCC에서 대형항공사로 도약하게 된다. 더욱이 통매각에 포함된 에어서울, 에어부산도 함께 인수해 포화 상태인 LCC 시장도 정리할 수 있다.

예비입찰한 후보를 추려 인수적격후보를 작성하고, 기업들의 매수 실사를 거쳐 10~11월 본 입찰을 진행한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은 12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경영권을 넘길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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