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9.04 10:59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이 '엑스클라우드'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SK텔레콤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한다. 이용자는 MS의 콘솔 게임기 'X박스'의 게임을 SK텔레콤의 스마트폰에서도 즐길 수 있다.

SK텔레콤은 4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양사의 협력 계획을 공개하고 오는 10월부터 함께 한국에서 시범 서비스에 돌입할 MS의 클라우드 게임 기술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를 선보였다.

현장에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과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단장,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CVP), SK텔레콤 T1의 '리그 오브 레전드(LoL)'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이 참석했다.

엑스클라우드는 X박스의 고화질·대용량 게임을 스마트폰에서 다운로드 및 설치 없이 즐길 수 있도록 돕는다.

MS는 지난 6월 세계 최대 게임 박람회 'E3 2019'가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엑스클라우드의 시범 서비스 시작을 발표한 바 있으며, 이번에 시범 서비스 실시 국가와 이통사 파트너를 처음 공개했다.

이번 협력은 지난 3월 SK텔레콤 박정호 사장과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만난 뒤 5G, AI, 클라우드 등 첨단 ICT 분야에서 포괄적 협력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서 싹이 텄다. 

이후 E3 2019가 열린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과 필 스펜서 MS 게임 총괄 부사장(EVP)이 만난 가운데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번 협력에 따라 SK텔레콤은 엑스클라우드의 한국 내 독점 사업 운영 파트너로 활동한다. 양사는 SK텔레콤의 5G 리더십 및 네트워크 경쟁력과 마이크로소프트의 클라우드 인프라 및 기술 역량을 결합, 5G 기반 클라우드 게임 공동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진수 5GX서비스사업단장은 "MS는 20여년간 콘솔 게임을, PC 게임은 40여년간 담당할 정도로 게임 사업에 대한 경험이 많다. 현재 3500종 이상의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으며 애저 클라우드 인프라도 보유했다"라며 "어떤 글로벌 회사보다 MS가 클라우드 게임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최적의 파트너라고 믿는다"라고 말했다.

(이미지제공=SK텔레콤)
(이미지제공=SK텔레콤)

오는 10월부터 SK텔레콤의 5G·LTE 고객 체험단에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를 하고, 향후 대상을 타 이통사 고객에까지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초기엔 무선 컨트롤러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엑스클라우드 앱을 스마트폰에 설치 후, 앱 실행 시 나타나는 게임들 가운데 본인이 원하는 게임을 골라 즐기면 된다. 양사는 X박스를 통해 출시한 인기 게임 중 모바일로 즐기기 좋은 일부를 먼저 선보일 계획이다.

시범 서비스 기간에 걸쳐 클라우드 게임 시장에 적합한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모색한다. 지속적 협력을 통해 엑스클라우드를 꾸준히 발전·확산시켜 클라우드 게임 생태계를 함께 주도한다는 방침이다.

MS가 엑스클라우드 시범 서비스 국가로 한국을 선택한 까닭은 훌륭한 모바일 네트워크 인프라, 최첨단 5G 네트워크, 강력한 게임 커뮤니티 때문이다. 

한국은 게임 시장 규모가 세계 4위로 매우 큰 데다 모바일 게임의 인기가 높아 엑스클라우드 최적의 테스트베드로 평가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올해 초 발간한 '2018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규모는 13조 1423억원(세계 4위)이며 이중 모바일 게임 점유율은 47.3%로 절반에 달한다.

MS는 SK텔레콤과 손잡은 이유로 뛰어나고 안정적인 5G∙LTE 네트워크, 100만명 이상의 5G 가입자를 포함해 국내 최대 이동통신 가입자 보유, 첨단 ICT 분야에서 보유한 원천 기술과 다양한 스트리밍 서비스의 성공적 운영경험 등을 꼽았다.

카림 초우드리 MS 클라우드 게임 총괄 부사장(CVP)은 "한국의 게이머 수와 시장 규모, 모바일 게임 시장의 성장력은 정말 탁월하고 사업하기 적절하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매우 높으며 게임 개발 산업도 인상적"이라며 "개인적으로 과거 펄어비스, 크래프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한국 게임사와 일한 경험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음원·동영상과 달리 단순한 콘텐츠 제공을 넘어 수많은 이용자의 조작에 실시간 반응해야 하므로 초고속·초저지연 통신과 넉넉한 서버 용량이 중요하다. 

양사는 SK텔레콤의 압도적인 5G 경쟁력과 MS의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의 국내 리전이 엑스클라우드를 위한 최적의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리전은 복수의 데이터센터가 구축된 지역을 의미하는 말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핵심 인프라로 꼽힌다. MS는 모바일 기기에 고품질 게임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국내 리전을 포함, 전 세계 54개 '애저 리전'을 활용하고 있다.

SK텔레콤과 MS는 양사의 경험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를 진행한다. (사진=박준영 기자)

클라우드 게임은 모바일∙온라인 게임의 인기가 높은 국내 게임 시장은 물론, 그동안 콘솔 게임이 강세였던 선진국 게임 시장의 판도까지 급격히 바꿀 '게임 체인저'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이 지난 4월 말 발표한 리포트에서 클라우드 게임 시장 규모가 지난해 3억 8700만 달러(한화 약 4700억원)에서 2023년 25억 달러(한화 약 3조 400억원)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은 "클라우드·게임 분야의 글로벌 강자인 MS와 전 세계 이통사 중 최초로 5G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한 SK텔레콤의 협력은 전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며 "고객에게 혁신적인 차세대 모바일 게임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필 스펜서 MS 게임 총괄 부사장은 "MS가 추진 중인 게임 스트리밍은 약 40년에 걸친 게임 사업 경험과 애저, MS 연구소, 그 외 MS 내 여러 비즈니스 그룹의 투자·자원을 결합한 것으로 전 세계 게이머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것"이라며 "SK텔레콤과의 파트너십은 한국 게이머 및 게임 개발사들과 함께 한국의 게임 산업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엑스클라우드'를 체험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페이커' 이상혁 선수가 '엑스클라우드'를 체험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박준영 기자)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