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9.04 16:47

가천대 길병원 이병훈 교수, 수술환자 근육량에 따른 혈전색전증 발생 비교분석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

[뉴스웍스=고종관 기자] 인공관절과 같은 정형외과 시술을 받은 사람이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혈전을 줄이려면 허벅지를 키워야 한다는 연구결과가 소개됐다.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인공슬관절전치환술(무릎인공관절)을 받은 31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 5~7일 뒤 정맥혈전색전증을 진단하는 혈관조영 CT를 촬영해 2년간 추적관찰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4일 밝혔다.

정맥혈전색전증은 정맥에 혈전(피떡)이 생겨 혈관을 막는 현상으로 심부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을 총칭한다. 인공관절전치환술과 같은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서 종종 발생하며, 폐동맥을 막는 폐색전증이 발생하면 생명을 위협받기도 한다. 수술로 인해 혈류속도가 줄어들고, 수술 중 사용하는 지혈 및 지혈대, 과굴곡상황 등 혈액응고가 잘 이뤄지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혈관조영 CT상에서 근육량을 측정하는 방법을 개발해 이를 환자에게 적용하고, 근육량과 정맥혈전색전증 발생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근육량은 허벅지의 근육량에 따라 3분위로 나누고, 여기에 환자의 나이, 성별, 체질량지수, 마취 종류,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 수혈량 등 환자정보를 보정해 비교했다.

그 결과, 허벅지 근육량이 가장 적은 3분위군에서 정맥혈전색전증이 약 3배(2.97배)에 달할 정도로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이 교수는 양측 무릎을 동시에 수술받은 환자군에서도 허벅지 근육량이 적은 3분위군에서 2~3배(1.73~2.97)의 혈전색전증 위험도를 확인할 수 있었다.

허벅지 근육량과 혈전의 생성 관계는 근육의 기능을 보면 해석이 가능하다. 근육이 혈관을 압박해 혈액을 짜주면 혈액순환이 원활해지고, 이에 따라 혈전 생성의 기회가 줄어든다. 반면 근육이 적으면 혈관을 짜주는 압력이 줄어 혈액이 정체되고, 이 때문에 혈전이 생긴다는 논리다.

이병훈 교수는 “아직까지 근육량과 정맥혈전색전증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며 “심부정맥혈전증은 뇌경색, 폐색전증, 심근경색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수술후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구결과는 국제학회지인 ‘PLOS One’ 최근호에 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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