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9.05 18:27
흑석 11구역 정비후 예상도(사진=서울시)
흑석 11구역 정비후 예상도(사진=서울시)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단계부터 준공까지 정비사업 전 단계를 공공이 민간과 함께 고민하고 전문적으로 지원해 천편일률적인 '아파트 공화국'에서 탈피, 창조적 도시경관을 창출하는 ‘도시‧건축혁신’ 1호 사업지에 대한 기본구상을 확정해 5일 발표했다.

서울시는 정비계획 수립 이후 오랜 시간 사업이 정체되고 있어 변화된 여건을 반영한 정비계획 변경이 시급한  ‘흑석11구역(재정비촉진사업)’과 ‘공평15‧16지구(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 두 곳을 우선 선정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발표한 ‘도시‧건축 혁신방안’ 4개 시범사업 대상지 중 2개소에 대한 기본구상을 발표하고, 연내 정비계획 변경 결정을 목표로 추진한다.

나머지 2개소도 연내 사전 공공기획 완료를 목표로 추진 중이다.

시는 공공건축가, 전문가그룹, 주민이 함께 만든 이번 기본구상이 단순히 계획에 그치지 않고 실제 사업시행과 준공까지 일관되게 유지될 수 있도록 공공이 ‘책임관리’ 해나간다는 계획이다.

민간의 예측가능성과 투명성은 높이고, 기간과 비용, 혼선과 갈등은 대폭 줄인다는 목표다.

시는 지난 3개월 간 각 사업지별로 ‘시‧구 주관부서+도시건축혁신단+공공기획자문단’으로 구성된 원팀의 주도로 공공건축가, 전문가그룹 및 주민이 참여하는 수십 차례 논의절차를 진행해 정비조합과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의견이 담긴 기본구상을 도출했다.

도출된 기본구상에 따르면 ‘흑석11구역’은 인접한 현충원과 배후의 서달산, 한강변의 정온한 도시풍경과 조화가 필요한 지역으로, ‘특별건축구역’ 등을 활용해 자연에 순응하고 지역사회와 어울리는 조화로운 스카이라인과 친환경 설계를 도입한다.

흑석동 정비구역 위치도(자료 제공=서울시)
흑석동 정비구역 위치도(자료 제공=서울시)

흑석11 재정비촉진구역은 당초 계획했던 주변환경과 어우러지지 않는 천편일률적인 고층의 성냥갑 아파트 대신, 현충원의 정온한 도시풍경을 존중하고 도시와 자연이 어울리는 아파트 단지라는 새로운 밑그림을 그렸다. 서울시와 노윤경 공공건축가, 전문가 그룹이 공동작업하고 동작구청과 흑석11 재개발조합이 적극 참여했다.

창조적인 계획 수립을 위해 ‘특별건축구역’을 적용, 현충원에서 대상지가 보이지 않도록 높이를 관리하고 배후의 서달산으로 열린 조망이 확보되도록 스카이라인을 계획했다.

고층부에는 계단식 테라스형 옥상정원을 조성해 한강변 아파트의 경관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으로 기대된다.

‘공평15‧16지구’는 종로, 피맛길, 인사동이 교차하는 대표적인 역사특성지역이라는 중요성을 살리기 위해 정비와 존치가 공존하는 ‘혼합형’ 정비기법을 도입하고, 역사성과 공공성을 확보하는 데 방점을 둔다.

존치되는 건물과 정비되는 건물이 조화를 이루는 혁신적인 계획안을 도입하고, 저층부와 옥상정원은 모두에게 열린 공간으로 개방한다.

공평 제15・16지구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은 주변 도시조직과 조화를 이루지 못했던 당초 정비계획 대신 과거‧현재‧미래가 어우러지는 ‘포용적 보전’ 개념의 대안을 제시해 지난 4일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했다. 시범사업 4곳 중 최초로 정비계획이 결정된 지역이다. 오섬훈 공공건축가를 비롯한 전문가 그룹을 공공기획자문단으로 꾸리고 지난 3개월 간 집중논의 과정을 거쳤다.

공평 15 16지구 정비 후 예상도(사진=서울시)
공평 15 16지구 정비 후 예상도(사진=서울시)

조선시대부터 시간과 삶이 축적된 역사적 공간이지만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는 일대 도시조직을 보존하기 위해 ‘혼합형’ 정비기법을 도입, 존치되는 건물과 정비되는 건물이 조화되는 저층부 소규모 매스·입면계획 등 혁신적인 계획안과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또, 상업‧업무공간과 연계해 건물 저층부를 모든 시민에게 개방하고 옥상정원을 조성해 지역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목표다.

서울시는 올해 10월중 정비계획을 변경결정 고시하고 내년 2월 사업시행 인가를 완료한다는 목표로 사업을 추진한다.

사업시행인가를 위한 건축위원회 심의부터 최종 준공 시까지 공공건축가가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공공이 절차이행 조정 등 끝까지 책임있게 지원해 당초 계획의 일관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진희선 행정2부시장은 “이번 시범사업을 통해 '도시·건축 혁신방안'의 효과를 점검하고 미비점을 보완해 내년부터 본격 실행에 들어간다”라며 “서울의 미래 100년 도시경관을 디자인하기 위한 변화와 혁신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다. 성공적인 도시·건축 혁신을 통해 도시와 삶의 터전이 조화되는 서울의 미래를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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