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손진석 기자
  • 입력 2019.09.06 11:12

'트윈도징' SCR 시스템, 요소수 이중분사로 고속주행 시 효율적 처리
파사트 2.0 TDI Evo 모델에 첫 적용, 추후 8세대 골프에도 채택 예정

폭스바겐이 디젤 엔진의 질소산화물을 약 80% 저감시킨 혁신적 ‘트윈 도징’ SCR시스템을 개발했다.(사진=폭스바겐)
폭스바겐이 디젤 엔진의 질소산화물을 약 80% 저감시킨 혁신적 ‘트윈 도징’ SCR시스템을 개발했다.(사진=폭스바겐)

[뉴스웍스=손진석 기자] 지난 2015년 9월 미국에서 시작된 폭스바겐의 디젤게이트는 자동차 역사에서 가장 큰 이슈였다. 유럽 약 800만대, 미국 약 48만대 등 전 세계적으로 약 1100만대의 폭스바겐과 아우디 일부 차종에 해당되어 보상과 리콜 등을 진행했다. 

우리나라에서도 약 12만대의 차량이 리콜 대상이었고, 아우디도 허위 증명서 발급이 추가로 발각되며 8만 여대의 차량 인증이 취소되는 사태가 있었다.

폭스바겐이 이러한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최근 새로운 클린디젤 기술을 발표했다.

폭스바겐은 디젤 엔진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약 80% 줄여주는 혁신적 차세대 SCR(선택적 환원 촉매) 시스템, 일명 ‘트윈 도징(Twin Dosing)’의 개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트윈 도징 SCR 시스템’의 원리는 연이어 배치된 2개의 SCR 촉매 컨버터 상부 쪽에 요소수(애드블루)를 선택 분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SCR 시스템은 배기가스가 배출되는 배기라인에 요소수 인젝터 한 개가 설치되어 있다. 트윈도징은 기존 설치 부위와 터보차저에 요소수 분사 인젝터를 하나 더 설치해 질소산화물의 처리 효율을 높이는 것이 특징이다.
 
폭스바겐은 “트윈 도징 SCR 시스템은 신형 파사트 2.0 TDI Evo 모델에 첫 적용돼 새로운 배출 가스 기준인 유로 6d를 이미 충족시켰다”며 “실도로 주행(RDE) 테스트 결과,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이전 세대 대비 약 80% 가량 줄여주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새로운 SCR 시스템을 2.0 TDI Evo 엔진이 탑재된 전 모델에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라며, “150마력의 파사트 2.0 TDI Evo를 첫 시작으로, 연내 세계 최초 공개를 앞둔 8세대 신형 골프의 모든 디젤 라인업에도 이 기술이 장착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디젤 엔진은 에너지 밀도가 높고 연소과정이 더 효율적이기 때문에 가솔린 엔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적다. 하지만 연소과정에서 공기의 주성분인 질소가 산소와 반응해 질소산화물을 생성하는 단점이 있다.

폭스바겐의 트윈 도징 시스템은 SCR 촉매 컨버터의 상류 배기가스에 애드블루를 분사함으로써 질소산화물 저감에 필요한 암모니아(NH3)를 공급하고, 암모니아는 다시 질소산화물(NOx)과 반응해 이를 인체에 무해한 공기 중 성분인 질소(N2)와 물로 변환시키는 방식으로 1차로 질소산화물을 감소 시킨다.

트윈 도징 SCR시스템의 핵심은 차량 하부에 위치한 제2 SCR 촉매 컨버터이다. 이 컨버터의 위치가 엔진과 멀리 떨어져 있는 배기관에 위치했기 때문에 컨버터 상부의 배기가스 온도를 100℃ 이하로 낮출 수 있어 처리효과를 극대화 할수 있다.  1차로 처리된 배기가스를 2회에 걸처 처리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배기가스 처리 시스템에서 터보차저 사이에 추가로 설치된 상부의 일체형 SCR 촉매는 차량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며, 이 때 일체형 방식은 정지 상태에서 시동을 걸었을 때 질소산화물 처리에 필요한 배기가스 온도에 빠르게 도달하는데 도움을 준다.

질소산화물을 90% 이상 처리할 수 있는 이상적인 온도는 220℃~350℃로, 대부분의 운행 상황이 이 온도 범위 안에 해당된다. 여기에 트윈 도징 시스템은 배기가스 온도가 350℃ 이상인 상황에서도 질소산화물의 처리 효율을 90%이상 달성할 수 있게 해 준다.

기존 방식으로는 어려웠던 고속도로 등에서 고속 주행을 하거나 높은 엔진회전수로 장시간 운전할 경우, 짐을 가득 실은 상태로 오르막 길을 오르는 경우 등 배기가스 온도가 350℃ 이상 올라가게 되도 높은 수준으로 질소산화물을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질소산화물 기술에 대한 신뢰성은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이미 디젤게이트를 통해 신뢰를 잃은 폭스바겐의 이번 신규 기술의 신뢰성이 높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전했다. 다만 “전기차로 인해 디젤 엔진 기술이 사라지는 과정에서 폭스바겐의 트윈 다징 기술이 실효성이 입증된다면, 획기적인 기술임에는 틀림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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