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지훈 기자
  • 입력 2019.09.06 11:57

[뉴스웍스=박지훈 기자] 장인 어른은 평생 젖소를 키우다 2년 전 목장을 접고 은퇴했다. 청년 시절 해군 부사관으로 복무하고 새마을지도자를 맡는 등 안보관에 투절한 보수 시민이다.

여태까지 민주·진보계 정당을 한 번도 찍어본 적 없다는 그가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전략물자 수출우대명단) 배제 사건 이후 보수정당 정치인을 이렇게 비판했다.

그는 “얼마 전에 경제방송에서 여당 정치인들이 우리나라 소재 회사에 투자하는 펀드에 가입하는 걸 봤는데 말야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안 나오더라고. 국익에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있나” 

여당 정치인이 가입한 펀드는 농협금융지주 계열사 NH아문디자산운용이 기획·운용하는 ‘NH아문디 필승코리아 펀드’이다. 일본의 수출 규제에 맞서 제조업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국내 소재·부품·장비산업에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이다.

무작정 애국심에 기대거나 정부의 눈에 띄게 만든 금융상품도 아닌 듯하다. 농협은 ‘농가소득 5000만원’을 슬로건을 내세우고 있는데, 실제로 이 목표를 달성하려면 농민들의 경영자금 부담을 줄여줘야 한다. 

목장을 운영할 때 사용하는 착유기, 보관시설 등에 일본제나 독일제 부품이 들어가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게 장인 어른의 설명이다. 시설이 고장 나면 값비싼 외국산 부품을 가져다 고쳐야 하고 기계가 단종되면 부품을 구하기도 어렵다. 질 좋은 기계나 부품이 국산으로 자급되면 농촌 소득 향상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적 특성을 제외하고 대체로 도시에 사는 젊은 층에서는 민주당 지지세가, 농촌에 거주하는 중장년층에서 자유한국당 지지세가 강한 편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한국당의 필승코리아 펀드에 대한 무관심은 다소 유감이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안방’ 영남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투자는 막연한 기대보다 일관성 있는 정부, 정치권의 움직임이 있을 때 자연스레 뒤따라온다. 이를 위해 자유한국당이 집권해도 소재·부품·장비의 국산화와 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자유한국당 의원의 필승코리아 펀드 가입을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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