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왕진화 기자
  • 입력 2019.09.09 06:45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김필수 자동차연구소 소장, 대림대 교수)

현대차와 기아차가 국내 시장 점유율 80%를 넘어서면서 최고의 절정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차종별 신차 투입이 큰 요인이라 할 수 있으나 더욱 중요한 요소는 소비자가 요구하는 가성비가 좋은 신차를 많이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의 쏘나타를 시작으로 펠리세이드, 베뉴 등 다양한 신차가 줄을 잇고 있고, 기아차는 신형 K7, 모하비, 셀토스 등 치열한 차종 싸움이 발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특히 다른 제작사와는 다른 차별화를 이루고 가성비 좋은 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내면서 그 격차를 벌이고 있다.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는 전기차의 경우도 현대차 코나 전기차가 80% 점유율을 가질 정도로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현대차는 제네시스라는 별도의 프리미엄 브랜드의 차종을 내년까지 6종 완성할 예정이다. 다양한 세단과 SUV가 구색을 갖추면서 인기가도가 예상되고 있다. 다른 차종 대비 순수 영업이익률이 높은 만큼 기대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기아차도 명품 브랜드 반열에 올라온 카니발을 내년에 프리미엄급으로도 생산하면서 제네시스 같은 별도의 브랜드는 아니지만 차종별 프리미엄화는 좋은 반응이 예상되고 있다. 이제 현대차와 기아차의 가성비 구성은 다른 브랜드 대비 차이가 커지고 있는 느낌이다. 이러한 차종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한다면 더욱 자신 있는 발걸음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문제는 나머지 마이너 3사라 할 수 있다. 한국GM, 르노삼성, 쌍용 등 3사의 실적이 떨어지면서 2강 3약의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가장 바람직한 시장은 분명히 좋은 신차로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면서 점유율을 올리고 치열하게 싸우는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3사의 현실은 심각하다. 점유율이 급속도로 줄어들고 있고, 심지어 수입차보다도 낮은 제작사가 나올 정도로 향후 전망이 좋지 않다.

우선 한국GM은 현재 노조 파업을 결의한 상태다. 이미 재작년 초반 군산공장이 폐쇄되면서 정부에서 공작자금 8000억원을 투입한 상태이고 지속되는 적자구조로 더욱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연구개발부문 법인 분리나 창원 공장 1교대 진행, 수입차산업협회(KAIDA) 가입 등 좋은 신차 투입보다는 도리어 의심되는 행위가 많아지면서 본사 진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도 있었지만, 창원 도색공장 진행이나 아시아태평양 본부 이전 등 바람직한 진행도 있었다. 문제는 안정화된 노사구조라 할 수 있으나 이렇게 어려운 상황에서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커지면서 결국 파업결의를 진행한 부분은 큰 걱정이라 할 수 있다.

이미 미국 본사에서도 한국GM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큰 만큼 이번 노조 파업이 실질적으로 진행된다면 향후 생산 물량 감소 등 더욱 어려운 진행이 예상된다. 군산공장의 경우도 결국 판매율 감소와 생산성 저감, 그리고 구조조정이라는 수순으로 가다가 약 30% 미만으로 생산되면서 폐쇄한 아픔을 안고 있다. 결국 이러한 진행이 계속된다면 창원이나 부평공장의 경우도 미래를 보장받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본사에 더욱 진행하기 어려운 결정적인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르노삼성차와 쌍용차는 희망퇴직이나 임직원 감소가 이미 진행 중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내부적으로 고민은 많아지고 있고 국내 시장 활성화는 어려워지고 있어서다. 르노삼성차는 작년부터 1년간 부분 파업을 벌이면서 이미 닛산 신형 로그 물량 등 다양한 생상 물량 확보에 실패했다고 할 수 있다. 소비자의 불안감과 외면, 판매율이 극감하면서 그 후유증을 지금 받고 있다. 노조 합의가 되었다고 예전 판매율이 유지되는 것이 아닌 만큼 현재가 가장 어려운 시기라 할 수 있다. 더욱 큰 문제는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는 차종이 없다는 것이다. OEM수입차를 통해 다양한 정책을 진행하고 있으나 마스터 등 일부 차종 영역을 제외하고는 진전이 없는 실정이 더욱 고민된다. 중심이 되는 세단과 뒤를 잇는 신형 SUV가 있어야 하고, 현대차와 기아차를 너어서는 가성비 좋은 신차가 필요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더욱 심각하다. 제작사 중 차종도 적고 SUV에 치중되어 있으며, 향후 미래가 죽어가고 있는 디젤엔진에 집중하다보니 미래를 위한 준비도 허약하다. 이미 상하이차와 마힌드라차 등 주인이 여러 번 바뀌고 심각한 노사분규가 진행되어 가장 큰 아픔을 간직한 회사다. 그래서 안정된 노사가 가장 큰 잇점이라 할 수 있으나 최근 코란도 등 신차의 인기기 그리 높지 않으면서 비상이 걸린 상태다. 판매가 떨어지면 생산성이 줄고 내부 구조조정은 피치못할 순서다. 여기에 앞으로 제작사 친환경차 의무 판매제도 등이 도입되면서 가장 큰 악영향을 받을 수 있는 회사가 쌍용차다. 국내 제작사 중 미래에 대한 친환경차 준비가 미약하기 때문이다. 고민은 많아지고 있고 준비는 한계가 있는 실정이라 할 수 있다.

국내 마이너 3사의 가장 중요한 공동 필수요소는 노사 안정이다. 회사가 어려울 경우 노조도 임금인상 등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고, 함께 공존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최근 현대차가 서로가 양보해 임단협 협상이 빠르게 합의되면서 안정된 생산이 가능해졌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만약 현대차가 올해 협상을 기회로 내년에도 안정된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성비 좋은 다양한 신차와 더불어 날개를 다는 격이 될 수 있다.

이같은 점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모든 것이 부족한 국내 마이너 3사의 분발은 더욱 필요하다. 특히 안정된 노사 관계는 필수다. 만약 노사관계가 안정되지 않는다면 마이너 3사의 미래를 보장할 방법은 거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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