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6.03.03 10:21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과 뒷면이 나올 확률은 각 1/2 이다. 이를 절대 확률이라 한다. 해보나 마나 한, 증명할 필요조차 없는 확률이다. 반면에 실제로 동전을 던져서 횟수를 따지는 것은 실험적 확률이다. 

실험적 확률은 실험의 횟수가 늘어날수록 절대 확률에 수렴된다. 즉 열 번만 던지면 앞이 9번, 10번까지도 나올 수 있지만 실험 횟수가 커질수록 1/2에 가까워 지고 무한대로 반복하면 정확히 1/2에 수렴되게 된다.   

이를 주식시장의 소위 단타(短打)에 적용해 보자. 주식을 사면 오르거나 내릴 절대 확률은 각 1/2이다. 

그럼 이제 매매를 해보자. 운이 좋은 경우, 10번 매매에 8번 오를 수도 있겠지만 자주 할수록 결국은 오르고 내리고 1/2에 가까워 지게 되어 있다. 

그럼 단타를 (자주 사고 팔고) 해도 오르고 내리고 어차피 반반의 확률이니 괜찮지 않을까? 큰 일 날 소리다.

주식거래는 동전 던지기와는 달리 0.4% 달하는 세금과 수수료가 있다. 단타를 하면 할수록 세금과 수수료가 누적되는 만큼의 손실로 수렴하게 되어 있다. 즉 250번이면 누적으로 100%이니 250번만 단타를 해도 원금이 깡통계좌에 가까워 질 확률이 상당하다는 얘기다. 

여기에 이익은 작을 때 빨리 실현하고, 손실은 커지고 나서야 늦게 정리하는 투자자의 본성이 더해지면 깡통 계좌가 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진다.

잘하는 사람은 다를 수 있지 않냐고? 우리가 야구에서 4할 타율, 피겨스케이팅의 3회전 점프처럼, 주식투자 역시 모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아무리 잘해도 한계가 정해져 있다. 주식에서 특별한 비법이 있다는 사람은 사기꾼의 얘기일 뿐이다. 아무리 프로그램으로 잘 만들어도 사람이 넣는 논리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 특별한 프로그램이 있을 수 없다. 

2004년 미국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에서 회사에서 가장 실적이 좋은 상위 트레이더들의 매매 기록을 분석한 적이 있다. 그 중 이익으로 거래를 마감한 개별거래의 성공 확률은 평균 40%였다. 즉, 매매를 10번하면 4번은 이익을 보고 팔고 6번은 손해를 보고 판 것이다. 

이들의 실적이 좋았던 것은 4번의 성공한 매매의 이익이 실패한 나머지 6번의 손해를 초과했기 때문이다. 일류 트레이더들도 개별매매 자체의 성공 확률은 50%도 넘기기가 힘들다는 얘기다. 주식 투자자들은 '단타필망'이라는 단어를 마음 속에 새겨 볼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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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홍 RHT(리스크헷지테크놀러지) 대표
美시카고대학교 금융수학 석사. 2001부터 美필립스그룹 메드퀴스트(Philips Group Company MedQuist), KB국민은행 트레이딩부, 금융공학부, IBK투자증권 등에서 근무. 2011년부터 리스크헷지테크놀러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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