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2019.09.15 07:00

대학생·사회초년생 '자취러', 주방·거실 공유하고 임대료 저렴한 '셰어하우스' 제격
오롯이 나만의 공간 필요한 직장인들에겐 출·퇴근 편한 '역세권 오피스텔' 각광

(이미지=픽사베이)
(이미지=픽사베이)

[뉴스웍스=남빛하늘 기자] 현재 한국 사회에서 네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다. '나 혼자' 사는 가구가 늘며 1인 가구 전성시대가 왔다.

최근 혼밥(혼자 밥 먹기), 혼술(혼자 술 먹기), 혼커(혼자 커피 마시기) 등을 즐기는 '나 혼자' 라이프 스타일이 크게 유행한 가운데, 지난해 10대 소비트렌드엔 '혼족(혼자 살기)'이 포함됐다. 혼족이 트렌드가 되는 시대, 그 이면에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1인 가구가 있다.

서울 영등포구에 살고 있는 양모씨(32)는 자취 12년차 '프로 자취러'다. 지방에 본가가 있는 양씨는 대학 입학과 동시에 자취를 시작했다. 셰어하우스에서 시작한 '혼족' 라이프는 수 년 동안의 원룸 월세살이를 거쳐 오피스텔 전세로 업그레이드 됐다.

양씨처럼 혼자 사는 가구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1인 가구는 2000년 222만 가구에서 2015년 520만 가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의 비율 역시 크게 늘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2017년 기준 1인 가구 비중은 28.6%(562만명)에 달하며, 2035년이면 34.4%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우리 주변에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1인 가구라는 뜻이다.

하지만 1인 가구라고해서 모두 같은 곳에 거주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학생부터 사회초년생, 안정적으로 직장에 다니고 있는 사람까지 '나 혼자' 사는 이들은 각자 주머니 사정과 환경에 맞춰 본인에게 잘 맞는 주거 형태를 선택한다.

셰어하우스 '공가'의 내부 모습. (사진=두꺼비하우징)
셰어하우스 '공가'의 내부 모습. (사진=두꺼비하우징)

◆주방과 거실 공유하고, 보증금‧월세는 줄이고…1석2조 '셰어하우스(Sharehouse)'

이런 가운데, 월세 부담을 낮춘 사회적주택형 '셰어하우스'가 대학생·사회초년생 1인 가구 사이에서 유행한다. 셰어하우스란 주방과 거실 등 공간을 공유하며 생활하는 주거 형태를 말한다.

앞서 '셰어하우스'에서 자취를 시작한 양씨는 "대학교에 갓 입학했던 때에 월세를 조금이라도 절약하고자 셰어하우스를 선택했었다"며 "여럿이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함께 사용하다보니 주거비를 아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비영리 협동조합인 민달팽이주택협동조합은 서울, 부천, 전주 등 전국에 공동주택 10여 곳을 운영한다. 지난 2017년부터는 LH주택공사가 제공한 주택을 위탁·운영하는 'LH사회적주택달팽이집'을 공급하고 있다.

서울 수유, 부천, 제기동 등에 공급된 주택에는 10명에서 20명 내외의 입주자가 거주한다. 보증금은 200~300만원 사이, 월 임대료는 10만원 대에서 30만원 대로 주변 시세에 비해 저렴하다. 만 39세 이하의 청년이면 누구나 협동조합에 가입한뒤 신청할 수 있다.

사회적기업 두꺼비하우징에서 운영하는 '공가' 역시 청년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해 만들어진 '셰어하우스'다. 2010년 설립된 두꺼비하우징은 도시의 빈집이나 빈 사무실 등의 소유주와 계약을 맺어 공유주택으로 리모델링한 뒤 1인 가구 청년과 주거 취약 계층에 임대한다. 여성 전용으로 꾸며진 10호점의 경우 보증금 200만원에 월 임대료 20~30만원 대로 구성된다. 공가는 현재 11호점까지 공급됐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민간 공익재단 '함께일하는재단', 주거 스타트업 '만인의꿈'은 2016년부터 '허그 셰어하우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주변 시세의 60% 수준으로 공간을 임대하는 허그 쉐어하우스는 현재 서울, 경기권에 3호점까지 설립돼 청년 50여 명이 살고 있다.

셰어하우스 전문 플랫폼 셰어킴 관계자는 "원룸 대비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 그리고 생활에 필요한 가전가구를 갖춰 1인 청년 가구의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고 전했다.

'펜트힐 논현'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펜트힐 논현' 조감도. (사진=롯데건설)

◆오롯이 나만의 공간…출·퇴근 편한 '역세권 오피스텔'에 직장인 1인 가구 '눈길'

서울 광진구에 살고 있는 직장인 임모씨(30)는 오피스텔로 이사할 예정이다. 오피스텔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임씨는 "현재 안정적으로 직장에 다니고 있고 조금 더 세련된 혼자만의 공간에 살고 싶어서"라고 답했다. 또 "특히 출퇴근이 편한 '역세권' 오피스텔 입주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임씨처럼 1인 가구 중에서도 보증금과 월세로 어느 정도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일부 직장인들은 '오피스텔'을 보금자리로 점찍었다.

권강수 한국창업부동산정보원 이사는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은행금리보다 높은 수준의 수익률을 기대해볼 수 있는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1인 가구의 증가와 직주근접 선호 현상으로 서울 역세권에 있는 소형 오피스텔을 찾는 이들이 증가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분양 시장에서도 역세권 오피스텔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분양에 나선 '신사역 멀버리힐스' 오피스텔은 지하철 3호선 신사역이 바로 앞에 있는 초역세권 입지로, 청약 결과 83건 모집에 약 7000건이 접수돼 84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며 모두 팔렸다. 지난 4월 효성이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용두동 '청량리역 해링턴 플레이스' 오피스텔 평균경쟁률도 40.5대 1이었다.

관련 업계에서는 '역세권' 오피스텔의 인기에 대해 주 수요층이 2030세대 직장인들인 만큼 출‧퇴근이 편리하고 생활 편의성이 높은 곳을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 역세권 오피스텔의 장점이 부각되자 건설사들도 분양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다수의 대형 건설사들이 서울 역세권에서 오피스텔 공급에 나선다.

GS건설 자회사인 자이S&D는 서울특별시 광진구 자양동 일대에 '건대입구역 자이엘라' 오피스텔을 분양 중이다. 단지는 서울지하철 2·7호선 환승역인 건대입구역이 100m 내에 위치해 도보로 1~2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초역세권 입지다. 차량 이용 시 강변북로와 동부간선도로 등 주요 간선도로 진출입도 편리하며 바로 앞 청담대교가 있어 강남 접근성이 좋다. 건대입구 상권과 롯데백화점, 이마트, 롯데시네마, CGV, 로데오거리, 건대병원 등 편의시설도 가깝다.

'건대입구역 자이엘라'는 지하 6층~지상 20층, 1개 동, 전용면적 18㎡~84㎡, 총 315실로 구성되며, 이중 오피스텔 269실을 일반분양한다. 오피스텔은 전실 복층으로 설계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서울시 강동구 성내동에서 '성내동주상복합' 오피스텔을 분양할 예정이다. 단지는 서울지하철 5‧8호선 천호역을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인데다가 현대백화점과 이마트, 롯데시네마, 천호동 로데오거리도 가까워 주거 편의성이 우수하다. '성내동주상복합'은 지하 7층~지상 45층, 총 476가구 중 오피스텔은 총 182실로 구성된다.

같은달 롯데건설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 고급 오피스텔 '펜트힐 논현' 분양을 준비 중이다. 단지는 7호선 학동역을 도보 3분에 이용할 수 있는 초역세권 입지에 위치한다. '펜트힐 논현'은 지하 5층~지상 17층 규모로, 도시형 생활주택 131가구(전용 42∼43㎡), 오피스텔 27실(52∼84㎡)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최상층 오피스텔은 복층 구조로 지어지며, 개별 테라스도 조성된다.

한편 오피스텔의 경우 건축법상 비주택으로 분류돼 각종 규제에서 자유롭다. 청약 통장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며, 시행사 보증 방식으로 대출 지원이 가능해 가격 부담도 상대적으로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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