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9.11 10:45

"북미대화 앞두고 북한에 유화메시지 보낸 것"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가 지난 2014년 11월 열린 한-미 동맹 관련 컨퍼런스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Brookings Institution 유튜브 캡처)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대북 강경파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전격 경질됨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유연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전문가들이 예상했다.

10일(현지시간)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북핵 특사는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볼턴 보좌관의 강경한 대북정책 기조가 향후 북미 협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추진하고 있는 북미실무회담을 앞두고 좀 더 열려있는 사람이 새 보좌관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트럼프 대통령 임기 중 국무장관, 국방장관 등 고위 관직의 갑작스런 교체가 많았던 만큼 볼턴 보좌관의 경질이 크게 놀랍지는 않다”고 말했다.

로버트 아인혼 전 미 국무부 군축담당 차관보는 RFA에 “북한과 협상하지 않는 게 낫다는 볼턴 보좌관의 대북정책 기조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입장과 상충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앞두고 볼턴 보좌관을 경질한 것은 북한에 유화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 입장에서도 볼턴 보좌관의 경질은 환영할만한 조치다. 과거 볼턴 보좌관은 김정은 위원장의 부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겨냥해 수시로 독재자라고 비판했고, 북한은 ‘흡혈귀’, ‘인간쓰레기’ 등 원색적 비난으로 맞받아치곤 했다. 싱가포르 1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는 북한은 볼턴 보좌관의 리비아식 해법 발언을 빌미로 ‘그에 대한 거부감을 숨기지 않는다’며 회담을 재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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