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9.17 05:05

외출하지 않고 힐링 즐기는 '홈족' 증가…가전업계, '홈코노미' 트렌드 공략
최초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 집에서 갓 빚은 맥주 즐길 수 있어
'LG 시네빔 Laser 4K', 10㎝만 돼도 100인치의 대화면 보여줘 '몰입감' 극대화

(사진출처=Max Pixel)
홈족. (사진출처=Max Pixel)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나만의 공간에서 대형 스크린으로 축구경기를 보며 수제맥주를 마신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고객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가전과 공간에 대한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특히 그 중심에는 '홈족'이 있다. '홈족'은 '집에서 힐링을 즐기는 사람들'로, 어쩔 수 없이 혼자 사는 '1인 가구'와는 조금 다르다. 그들은 자발적으로 집에 머무는 것을 즐긴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홈족'에게 집은 무릎이 튀어나온 추리닝을 입고 편안한 자세로 진정한 휴식이 가능한 곳이다. 집은 눈치 볼 사람이 없다는 점에서 최고의 '힐링' 장소라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홈족'이 증가한 배경에는 인간관계 스트레스 증가, 공동체 의식 약화, 사회적 신뢰 하락 등이 있다. 경쟁을 부추기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지친 자신을 위로하며 혼자만의 '낭만'을 즐기려는 것이다.

역삼동에 거주하고 있는 전모씨(28)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인간관계에 싫증을 느껴 꼭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며 "퇴근 후에는 집에서 넷플릭스를 통해 영화나 드라마를 보며 맥주를 마시는 게 큰 행복"이라고 말했다.

굳이 밖에 나가지 않고 집에서 대부분의 여가는 물론 소비 활동까지 해결하는 '홈족'이 증가하면서 '홈코노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홈코노미'란 홈(Home)과 이코노미(Economy)의 합성어로, 집이 단순히 주거공간이 아닌 휴식·여가·레저를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되면서 집안에서 다양한 경제활동이 이뤄져 업계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친다.

'홈족'의 특징 중 하나는 자신이 원하는 것에 보다 과감하게 투자한다는 점이다. 옷·외식·교통비 등에 드는 비용을 아낄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 최첨단 홈 시어터, 트렌디한 IT 기기, 최신 커피머신 등 갖추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프랑스 트렌드 예측 전문기관 넬라로디의 뱅상 그레그와르 라이프스타일 파트 대표는 "보다 아늑한 나만의 집, 나만의 공간을 만드는 것이 이 시대 소비자의 트렌드"라며 "확신에 찬 자신만의 목소리를 내는 '래디컬리즘'(Radicalism)이 2019년 하반기 홈스타일링의 트렌드 키워드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가전업계에서는 '홈코노미' 트렌드를 공략한 제품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자신의 취향대로 인테리어를 꾸밀 수 있거나 집에서 취미활동을 즐기는 데 도움을 주는 가전제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다.

LG전자 모델들이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모델들이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제공=LG전자)

이같은 흐름을 반영, LG전자와 삼성전자는 '홈족'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고 나섰다.

LG전자는 지난 7월 갓 만든 수제맥주를 집에서 손쉽게 즐길 수 있는 세계 첫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를 출시했다.

LG 홈브루는 캡슐과 물을 넣으면 발효부터 숙성, 보관까지 복잡하고 어려운 맥주제조 과정을 자동으로 진행한다. 집에서 방금 만든 맥주를 가장 맛있게 즐길 수 있어 출시 전부터 맥주 애호가들의 큰 관심을 받아왔다.

이 제품은 인디아 페일 에일(IPA, India Pale Ale), 페일 에일(Pale Ale), 스타우트(Stout), 위트(Wheat), 필스너(Pilsner) 등 인기 맥주 5종을 제조할 수 있다.

사용자는 취향에 따라 2~3주 만에 약 5리터의 최고급 맥주를 즐길 수 있다. 밀맥주인 위트를 만드는 데 약 9일이 소요되며, 발효가 가장 오래 걸리는 라거맥주인 필스너는 약 21일 걸린다. IPA, 페일 에일, 스타우트 등은 2주 안팎이다.

LG전자는 이 제품을 개발하며 차별화된 생활가전 기술들을 결집했다.

LG 홈브루는 맥주 종류에 맞는 최적의 맛을 구현하기 위해 온도, 압력, 시간을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초정밀 제어하는 마이크로 브루잉 공법이 적용됐다. 고객은 제품 전면의 디스플레이와 스마트폰 전용 앱을 통해 맥주가 제조되는 전 과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다. 완성된 맥주는 최적의 보관온도인 6℃와 차가운 맥주를 위한 4℃ 중 선택해 보관할 수 있다.

LG전자는 98년 전통의 세계적 몰트(Malt, 싹이 튼 보리나 밀로 만든 맥즙) 제조사인 영국 문톤스와 함께 프리미엄 원료를 담은 캡슐형 맥주원료 패키지를 공동개발했다.

캡슐 패키지는 맥주의 주원료인 맥즙팩 외에 발효를 돕는 이스트(Yeast, 효모), 맥주에 풍미를 더하는 홉오일(Hop Oil), 플레이버(Flavor, 맥주향) 등 3개의 캡슐이 한 세트로 구성됐다.

LG전자는 고객들이 다양한 맥주를 경험하고 즐길 수 있도록 캡슐 패키지를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들은 스마트폰 전용 앱, 온라인몰을 포함한 LG 베스트샵에서 간편하게 캡슐을 구입할 수 있다.

송대현 LG전자 H&A사업본부장 사장은 "차별화된 생활가전 기술로 탄생한 LG 홈브루가 최고의 원료로 갓 뽑아낸 나만의 맥주를 집에서 즐기는 특별한 즐거움을 고객들에게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전자 모델들이 스크린과 10㎝ 거리서 100인치 초대형 화면 구현이 가능한 'LG 시네빔 Laser 4K' 프로젝터를 이용해 4K 초고화질 화면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LG전자 모델들이 스크린과 10㎝ 거리서 100인치 초대형 화면 구현이 가능한 'LG 시네빔 Laser 4K' 프로젝터를 이용해 4K 초고화질 화면을 즐기고 있다. (사진제공=LG전자)

또한 LG전자는 지난 7월 초고화질·초대형 화면에 편의성까지 갖춘 'LG 시네빔 Laser 4K' 프로젝터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LG 시네빔 Laser 4K'은 4K UHD(3840X2160) 해상도와 200만:1의 뛰어난 명암비를 지원해 고화질의 깊이 있는 입체적 영상을 표현한다. 사용자는 집에서도 마치 영화관에서 시청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LG 시네빔 Laser 4K'는 초단초점 기술을 탑재해 좁은 공간에서 초대형 화면을 구현한다. 제품과 스크린 사이가 10㎝만 돼도 100인치의 대화면을 보여준다. 최대 120인치까지 지원한다. 투사 거리가 짧은 만큼 공간 활용이 뛰어나고 제품 설치도 간편하다. 반려동물이 지나다녀도 화면을 가리지 않아 몰입감이 뛰어나다.

LG전자는 화면 모양을 보정하는 기능도 강화했다. 프로젝터는 처음 설치 위치에 따라 화면이 일그러지거나 왜곡돼 사다리꼴 형태로 나타나곤 한다. 대부분 프로젝터는 투사된 화면 모서리 4개 지점만 위치를 이동할 수 있어 화면 모양을 정교하게 조절하기 어려웠다. 이 제품은 화면 테두리의 총 12개 지점에서 화면을 늘리고 줄일 수 있어 편리하게 정확한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인테리어에 최적화된 모던하고 심플한 디자인도 장점이다. 코튼화이트 색상에 크바드라트의 패브릭 소재를 전면에 적용해 고급스럽다. 제품 크기도 가로 680㎜, 세로 347㎜, 높이 128㎜로 동급 성능 프로젝터 최소 수준이다. 제품 설치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세로 길이가 짧아 공간 제약이 적다.

'LG 시네빔 Laser 4K'는 LG 스마트 TV에 적용한 독자 플랫폼인 'webOS(웹OS) 4.5'를 탑재했다. 사용자는 이 제품에 유·무선 인터넷을 연결하면 인터넷 검색은 물론, '넷플릭스', '유튜브', '왓챠플레이', '푹(POOQ)', '티빙(TVING)' 등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 등 별도 주변 기기 연결 없이도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LG 시네빔 프로젝터 중 최초로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해 음성 인식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자가 번거로운 리모컨 조작 대신 음성으로 연속 명령하더라도 잘 알아듣고 실행한다. 인공지능 리모컨의 마이크 버튼을 누른 채 "브래드 피트가 누구야?"라고 말한 뒤 "이 사람 나오는 영화 찾아줘", "두 번째 꺼" 등을 이어서 명령해도 대화의 맥락을 이해해 해당 콘텐츠를 보여준다.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나만의 제품 조합이 가능하고 색상·재질 등 나만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삼성디지털프라자 강남본점에서 나만의 제품 조합이 가능하고 색상·재질 등 나만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는 맞춤형 가전 '비스포크'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제공=삼성전자)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6월 프리즘처럼 다양한 소비자의 취향·경험을 담은 맞춤형 가전 시대를 열기 위한 비전인 '프로젝트 프리즘'를 공개했다.

단조로운 백색 광선을 갖가지 색상으로 투영해 내는 프리즘처럼 삼성전자가 밀레니얼 세대를 포함한 다양한 소비자들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이 반영된 '맞춤형 가전 시대'를 만들어 가겠다는 포부를 담았다.

삼성전자는 프로젝트 프리즘의 첫 번째 신제품으로 '비스포크' 냉장고를 선보였다. '비스포크(BESPOKE)'란 맞춤형 양복이나 주문 제작을 뜻하는 말인데, '되다(BE)'와 '말하다(SPEAK)'라는 단어의 결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이 다양한 소비자 취향에 맞춰 제품 타입, 소재, 색상 등을 제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생애주기와 라이프스타일에 따른 나만의 제품 조합이 가능하고 색상·재질 등 나만의 디자인을 선택할 수 있으며 내 주방에 딱 맞게 설치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혁신성이 돋보인다.

이 제품의 라인업은 소비자가 필요한 제품을 가족 수, 식습관, 라이프스타일, 주방 형태 등에 따라 최적의 모듈로 조합할 수 있도록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총 8개 타입의 모델들로 구성된다.

4도어 프리스탠딩 타입을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주방과 거실의 경계가 사라지는 최근 인테리어 트렌드에 적합한 '키친핏(주방가구에 꼭 맞는 사이즈)'이 적용돼 마치 빌트인 가전과 같은 효과를 준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2도어 제품을 사용하던 1인 가구 소비자가 결혼을 하면서 1도어를 추가로 구매하거나, 자녀가 생겨 4도어 키친핏 제품을 하나 더 붙여 사용해도 원래부터 하나의 제품인 것처럼 전체 주방 인테리어와 조화를 이룬다.

비스포크 냉장고는 소비자가 원하는 소재와 색상의 도어 패널을 구매 시점에 선택하거나 추후 교체할 수 있어 언제든 편리하게 나만의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밀레니얼을 중심으로 다양한 세대에 나만의 취향과 경험을 중시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은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 프로젝트 프리즘이고, 삼성전자는 각양각색의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담아내는 프리즘 같은 매개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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