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문병도 기자
  • 입력 2019.09.15 15:16

정후영 UNIST 교수, 신현석 교수, 양지은 연구원 연구팀

이황화나이오븀의 결정을 원자힘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a)과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원자구조(b,c)의 모습이다. b,c에서 빨간 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잉여 전자다. UNIST 제공
이황화나이오븀의 결정을 원자힘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과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원자구조의 모습이다. b,c에서 빨간 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잉여 전자다. (사진제공=UNIST)

[뉴스웍스=문병도 기자] 정후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지원본부 교수와 신현석 화학과 교수, 양지은 연구원팀이 수소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금속성 촉매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려면 적은 에너지로 전기분해가 일어나도록 유도하는 음극 촉매가 필요하다.

현재는 백금 촉매가 널리 사용되지만 귀금속이라 수소 생산비용을 높이는 주범으로 꼽힌다. 백금을 대신할 저가의 촉매 개발이 활발히 연구되고 있다.

과학자들이 대체 촉매로 ‘전이금속 칼코젠화물’이라는 금속에 최근 주목하고 있다.

주기율표에서 4,5,6족에 자리한 '전이금속'과, 황이나 셀레늄 등이 속한 '칼코겐 원소'가 결합한 반도체 성질의 화합물이다.

전기를 잘 통하는 성질을 지니는 가장자리에서 수소를 발생시키는 특성이 있어 유력한 물 분해 촉매로 꼽힌다.

그런데 합성이 까다로워 아직까지 실험을 통해 구현된 적이 없었다.

연구팀은 기체 상태로 금속을 뿜어 합성하는 화학기상증착법(CVD)을 이용해 ‘이황화나이오븀’이라는 육각기둥 모양의 결정 구조를 갖는 새로운 금속성 전이금속 칼코젠화물을 합성했다.

측정 결과 기존의 전이금속 칼코젠화물보다 100배 이상 전류 밀도가 높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전류 밀도가 높은 촉매가 수소 발생량도 많다”라며 “실제로 기존보다 100배 많은 수소를 발생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수소 발생 촉매로서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지은 연구원은 “상용화된 백금 촉매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원리도 밝혔다.

단면 주사투과전자현미경을 통해 합성된 촉매의 결정 구조를 분석한 결과, 연구팀이 합성한 이황화나이오븀이 여러 층 쌓인 적층형 구조를 지니며, 층 사이사이에 추가 나이오븀 원자가 일종의 ‘잉여’로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잉여 나이오븀 원자가 촉매 표면의 금속성 성질(전기 통하는 성질)을 높이고, 이것이 수소 원자로 하여금 촉매 표면에 달라붙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줄인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수소 원자가 더 잘 달라붙고, 수소 생성 반응도 활발해진다는 뜻이다.

이황화나이오븀의 결정을 원자힘현미경으로 관찰한 사진(a)과 투과전자현미경으로 촬영한 원자구조(b,c)의 모습이다. b,c에서 빨간 선으로 표시한 부분이 잉여 전자다. 

정 교수는 “이론으로만 알려져 있던 잉여 나이오븀 원자를 지닌 이황화나이오븀의 구조를 처음 확인했다”며 “다른 적층형 물질에 응용하면 새로운 촉매구조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 8월 27일자에 발표됐다.

정후영(왼쪽) 교수와 양지은 연구원. (사진제공=UN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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