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명수 기자
  • 입력 2019.09.16 18:37
국제유가가 10여년만에 배럴당 20달러대 재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국제유가가 16일 사우다아라비아 유전 피습으로 크게 올랐다.

[뉴스웍스=박명수 기자]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피습 여파로 국제 유가가 20% 치솟으며 요동쳤다. 걸프전 이후 약 30년 만에 최대 폭등세다.

1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은 장 초반 배럴당 11.73달러 오른 71.95달러로 19.5% 급등했다. 유가가 장중 이토록 급등한 경우는 1990년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 이후 처음이다. 이후 유가는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오후 4시 배럴당 65.43달러에 거래됐다. 이 역시 전 거래일 대비 8.65% 오른 가격이다.

미국의 대표 유종인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싱가포르 거래소에서 장중 한 때 배럴당 63.64달러를 기록, 전 거래일 대비 16% 치솟았다. 이후 하락해 9~10%대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군사적 충돌로 악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강력하게 지목하며 군사적 보복 가능성을 내비쳤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은 "시장이 지정학적 요인에 집중하면서 향후 3∼6개월간 국제유가가 배럴당 80∼90달러로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유가 급등은 16일 증시에도 영향을 끼쳤다. 세계 석유 공급의 10%를 담당하는 사우디의 공급 능력이 이번 피습으로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경쟁자인 중국 석유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올랐다. 홍콩 증시에서 중국해양석유총공사(CNOOC), 페트로차이나, 시노펙의 주가는 장중 각각 8.7%, 7.4%, 3.4%씩 뛰었다. 반대로 유가 부담을 많이 받는 캐세이퍼시픽 같은 항공사 주가는 3.9%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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