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허운연 기자
  • 입력 2019.09.17 15:58
(사진=허운연 기자)
(사진=허운연 기자)

[뉴스웍스=허운연 기자] 치사율이 최대 100%에 이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면서 확산에 따른 돼지고기 가격 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한 파주가 속한 경기도는 196만 마리의 돼지가 사육 중인 전국 2위 지역이다.

17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16일 파주의 양돈농가에서 폐사한 어미돼지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 양성반응이 확인됐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검역당국이 차단에 힘써왔으나 1년 여 만에 우리나라에서도 발병했다. 

특히 중국의 돼지고기 가격이 대대적인 살처분 여파로 이미 1년 만에 40% 이상 오른 만큼 피해가 커진다면 국내 돼지고기 상승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8월 돼지고기 가격은 전년대비 46.7% 올랐다. 중국은 돼지고기 전세계 최대 소비국이기도 하다. 이에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에 따른 물량 부족으로 브라질 등 해외수입을 확대하면서 해외가격도 상승하는 추세다.

현재 정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다른 지역으로 크게 확산되지 않는다면 돼지고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돼지열병의 경우 확산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저지가 쉽지 않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주변 국가들의 전례를 보면 질병의 확산속도가 매우 빠르다”며 “매뉴얼대로 철저하고 신속하게 대응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치료법과 백신이 없는 만큼 발병하면 막기 어렵다. 우리나라처럼 국토가 좁은 경우 더욱 그렇다. 앞서 2010~2011년 발생했던 구제역으로 350만 마리의 돼지가 살처분되기도 했다.

한편, 현 정부 들어 AI나 구제역에 따른 파동은 없었던 만큼 방역에 대한 기대감은 남아있다. 이 총리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AI를 최소화했고 구제역을 최단 시일 안에 수습했다”며 “그런 경험과 저력으로 우리는 아프리카돼지열병도 이겨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언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최초 발병한 파주가 속한 경기도에는 2분기 기준 196만3378마리의 돼지가 사육 중이다. 이는 전체 돼지 사육마릿수 1131만6546마리의 17.4% 수준이다. 경기도는 충남(230만4259마리) 다음으로 돼지 사육마릿수가 많은 곳이다.

현재 정부가 발생농장 및 농장주 소유 2개 농장 3950두에 대한 살처분 조치를 실시했으나 이후 확산에 따라 살처분 돼지가 늘어날 경우 돼지고기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2010~2011년 구제역 파동 당시 돼지고기 가격이 40% 이상 오른 적이 있는 만큼 정부의 방역 성공여부가 금겹살이냐 아니냐를 가늠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뉴스웍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