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고종관 기자
  • 입력 2019.09.19 10:55

고대의대 안산병원 신경과 이상헌 교수

(이미지: Pixabay)

‘뒷골이 당긴다’. 열 받는 일이 생길 때 흔히 하는 말이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이 표현만큼 적확하게 ‘긴장형 두통’의 느낌을 설명하는 말은 없을 것이다.

머리가 아픈 증상 중에서 긴장형만큼 대중화된 두통도 없다. 인구 3명 중 2명이 경험할 정도다. 일반적으로 유소년기보다 중년 이후,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에 많지만 치열한 경쟁과 과중한 업무를 강요하는 사회에선 남녀 모두 두통을 피하기는 쉽지 않다.

긴장형 두통도 사람마다 조금씩 양상이 다르다. ‘삽화긴장형’, ‘만성긴장형’, ‘개연긴장형’ 이 그것이다. 이는 사람마다 환경과 스트레스에 대한 면역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나의 두통은 어떤 유형일까.

‘삽화긴장형’은 정도가 경미해 질환이라기보다 일상생활에서 능률이 떨어지거나 짜증을 유발하는 정도다. 이런 증상이 월 1회 이하 나타나면 저빈도아형, 그 이상 빈도일 때는 고빈도아형으로 분류한다.

증상은 서서히 시작돼 주로 머리를 띠로 동여맨 것과 같이 조이듯 아프다. 환자에 따라 묵직하거나 짓눌리듯 아프다고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삽화긴장형의 90%는 양측성이지만 일측성도 있고, 두통 시 아픈 부위가 달라지기도 한다. 주로 오전보다 오후에 발생하며, 일이 끝나면 다소 호전하는 양상을 보인다. 정신적 갈등이나 긴장 등이 원인이며, 이 같은 심리적 압박이 수면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만성긴장형’은 발생빈도를 제외하고는 고빈도삽화긴장형과 유사한 점이 많다. 고빈도삽화긴장형 두통이 시간이 흐르면서 만성긴장형으로 이행된다. 3개월을 초과해 월 평균 15일 이상(1년에 180일 이상) 두통이 발생하면 만성으로 진단한다. 따라서 정확한 판단을 위해 두통일기를 쓰도록 권한다.

증상의 특징은 매일 또는 매우 고빈도로 두통이 발생된다는 점이다. 긴장형과 비슷한 양측성의 압박감 또는 조이는 통증이 특징이다.

마지막으로 ‘개연긴장형’은 발생빈도나 수반증상에서 삽화긴장형과 만성긴장형을 다소 벗어나면서, 또 한데 모아 놓은 것으로 볼 수 있다. 긴장형과 그 아형의 진단기준 또는 다른 두통질환의 진단기준과 부합되지 않는 모든 긴장형두통을 말할 수 있다.

치료의 첫걸음은 진정이다. 이것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근육이완제나 진통제, 일부 정신과약물로 치료한다. 스트레스가 쌓이지 않도록 느긋한 자세를 갖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에는 머리 혈관을 지배하는 자율신경계의 신경 일부를 치료하거나 두통을 일으키는 근육을 찾아 이완시키는 등 다양한 치료법이 시행된다.

보조요법으로 추천하는 것은 환자 스스로 근이완을 유도하는 자가조절법, 운동요법, 물리치료, 심리정신치료, 신경 및 근육차단, 특수요법 등을 들 수 있다.

약물은 통증 조절, 근수축에 따른 근이완제 및 불안, 우울에 따른 진정제, 항우울제 투여로 나눈다. 긴장형은 비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로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아스피린(Salicylate 유도체), 아세트아미노펜, 이부프로펜 계열의 약을 들 수 있다.

불안이나 항우울증의 약물을 함께 처방하기도 한다. 불안이나 기타 정신적 장애로 발생하는 두통은 진통소염제만으로 충분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근이완 및 항불안 약리작용을 하는 벤조다이아제핀 계열이 주로 사용된다.

적당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도 중요하다. 가족 또는 대인관계, 직장생활에서 오는 갈등이나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자가훈련이 해결방안이 될 수 있다. 근육의 과한 긴장이 두통의 원인이라면 적당한 산책이나 목욕, 간단히 시행할 수 있는 체조로 몸을 이완시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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