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장진혁 기자
  • 입력 2019.09.24 15:30

"협력적 한일관계 재건 위해선 교류 확대·경제인의 우호친선관계 강화 필요"
"법·정치·외교로 풀 수 없는 문제도 실용·합리성, 포용력으로 해결할 수 있어"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제공=경총)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사진제공=경총)

[뉴스웍스=장진혁 기자]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협력적 한일관계 재건을 위해서는 양국 문화·체육·예술·인적 분야의 교류를 확대하고, 경제인의 우호친선관계를 더욱 공고히 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손 회장은 24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51회 한일경제인회의 개회식에 참석해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조연설을 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경제협력 증진을 위해 양국 경제인들이 경제현안과 협력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다. 지난 1969년 처음 시작돼 제51회를 맞이했으며, 올해는 24일부터 25일까지 이틀간 서울 롯데호텔에서 개최된다.

손 회장은 이날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 경쟁이 군사적 경쟁, 외교적 경쟁을 넘어서서 무역 및 기술패권경쟁으로 치달으며 동북아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국제정세의 전환기적 시점에 한일관계마저 경색되면서 역내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증폭되고 있는 바, 한일 양국은 경제적 호혜관계뿐만 아니라 안보 협력의 끈을 튼튼히 유지할 때 서로의 번영과 안정이 확보될 수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평화 질서 구축을 위해서는 한미일 협력에 관한 상호 신뢰가 중요하며, 한일 양국은 감정의 응어리를 뛰어넘어 역내 질서에 대한 현실적 협력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경제적 측면에서도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원료, 부품을 수입하고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거나, 반제품을 중국에 수출한 후 중국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미국, 중국, 동남아 등 많은 국가들이 밀접하게 상호 연계되는 국제분업 체계가 선순환 발전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3위와 11위의 경제력을 가진 한일 양국은 세계적으로 비중 있는 무역국가일 뿐만 아니라 한국은 일본의 제3위 수출국이자 5위 수입국이고 일본은 한국의 5위 수출국이자 3위 수입국으로 상호 무역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양국은 글로벌 밸류체인이 원활히 작동되도록 해 세계 경제를 견인하는데 기여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한일간 무역분쟁은 양국 기업의 오랜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국제공급망에 예측불가능성을 초래하는 것으로 국제분업 선순환 구조가 왜곡되고 한일 양국 기업들 모두에게 불이익을 가져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출관리제도의 작동으로 양국 기업들 간의 협력이 줄어든다면 투자와 고용, 기업 수익성 감소뿐만 아니라 양국의 경제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며 "장기적으로 일본기업들은 수출시장이 축소되고 한국 기업들은 기술개발 비용을 포함한 생산비용이 증가할 뿐 아니라 수요 또한 일본기업과 양분하게 됨으로써 서로 경제적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손 회장은 "한일 양국이 국교정상화 이후 서로를 파트너로 삼아 꾸준한 동반 성장을 이뤄왔다"며 "양국 정부의 협력을 통해 동반 하락이 아닌 동반 성장의 길로 함께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은 동북아 평화를 유지하는 협력자이자 자유무역과 시장경제를 수호하는 글로벌 경제 파트너로 지난날의 갈등과 감정대립을 넘어서 선린협력관계를 구축해 동북아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고 세계경제 성장에 함께 공헌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회장은 "한일관계가 어려운 상황일수록 문화, 체육, 예술, 인적 분야 교류를 확대·강화해 과거사 문제에 대한 원만한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갈등요소들을 상호존중과 신뢰로 변화시켜야 한다"며 "공고한 한일 경제협력관계와 경제인 우호친선관계를 통해 법, 정치, 외교로 풀기 어려운 문제도 한일 경제인들의 실용성, 포용력, 합리성으로 풀어나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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