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원성훈 기자
  • 입력 2019.09.25 09:41

"DMZ가 평화지대로 바뀌면 한반도는 대륙·해양을 아우르는 교량국가로 발전"
전쟁불용·상호 안전보장·공동번영 3대 원칙 제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의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비전도 현실화될 수 있어"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KBS방송 캡처)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출처= KBS방송 캡처)

[뉴스웍스=원성훈 기자]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에서 "유엔과 모든 회원국에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고 제안했다. 

이어 "판문점·개성을 잇는 지역을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해 남북·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번영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내고, DMZ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생태·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평화유지(PKO)·군비통제·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DMZ의 평화지대화는 작년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의 연장선이다. 이 선언의 주요 내용은 군사분계선(MDL) 일대에서의 모든 적대 행위 중지다. 적대 행위 중지에 대한 검증을 위해 문 대통령은 지난 4·27 회담 직후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DMZ 평화지대화 과정을 유엔이 참관하고 이행을 검증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 간 평화가 구축되면 북한과 공동으로 (DMZ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국제 평화지대 구축은 북한 안전을 제도적·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다.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며 "한반도 허리인 DMZ가 평화지대로 바뀌면 한반도는 대륙·해양을 아우르며 평화·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발전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면서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의 비전도 현실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지난 1년 반, 대화·협상으로 한반도는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줬다"며 "분단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은 권총 한 자루 없는 비무장 구역이 됐고 남북은 함께 DMZ 내 초소를 철거해 대결의 상징 DMZ를 실질적 평화지대로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가운데, 문 대통령은 DMZ 평화지대화 제안과 관련해 △ 전쟁불용 원칙 △ 상호 안전보장 원칙 △ 공동번영 원칙의 3대 원칙도 제시했다.

'평화경제'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평화가 경제협력으로 이어지고 경제협력이 다시 평화를 굳건하게 하는 평화경제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한반도 평화는 여전히 지속하는 과제이며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는 불가분의 관계다. 한국은 북한과 대화를 계속해나가며 유엔 회원국들의 협력 속에서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를 위한 길을 찾아내고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동아시아 지역의 평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동아시아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침략과 식민지배의 아픔을 딛고 상호 긴밀히 교류하며 경제적인 분업·협업으로 세계사에 유례없는 발전을 이뤄왔고, 자유무역의 공정한 경쟁질서가 그 기반"이라며 "과거에 대한 진지한 성찰 위에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의 가치를 굳게 지키며 협력할 때 우리는 더욱 발전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이웃 국가들을 동반자라 생각하며 함께 협력하여 한반도와 동아시아, 나아가 아시아 전체로 '사람 중심, 상생번영의 공동체'를 확장하고자 한다"며 "11월 부산에서 열리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와 한·메콩 정상회의가 그 초석을 놓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의 지지·협력으로 '칼이 쟁기로 바뀌는' 기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고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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