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명 박준영 기자
  • 입력 2019.09.26 10:51

[뉴스웍스=박준영 기자] 올 상반기에는 이메일 스팸은 줄어든 반면, 휴대전화 스팸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전화를 이용한 불법대출 스팸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2019년 상반기 휴대전화 및 이메일 스팸의 발송량, 수신량, 스팸 차단서비스 차단율 등 스팸 관련 현황을 조사한 '2019년 상반기 스팸 유통현황'을 26일 발표했다.

스팸 유통현황 조사결과는 공공데이터포털에 게시되는 공공데이터로, 사업자의 자발적 스팸 감축 노력을 유도하고 국민의 알 권리 증진을 위해 2012년부터 매년 2회 발표하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휴대전화 음성스팸은 60만건(7%), 휴대전화 문자스팸은 96만건(17%) 증가했다. 

음성스팸 증가는 불법대출 스팸이 108만건(68%) 증가한 것이, 문자스팸은 도박 스팸이 59만건(25%), 불법대출 스팸이 16만건(28%) 증가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문자스팸 중 546만건(83.2%)이 대량문자발송서비스를 통해 발송되었다.

인터넷전화서비스가 불법대출·통신가입 스팸의 주요 유통경로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선전화 서비스를 통한 스팸의 경우 불법대출, 금융, 성인 관련 광고유형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이메일 스팸은 1622만건(44%) 감소했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스팸트랩 시스템에 탐지된 이메일 스팸 총 2064만건을 분석한 결과, 국내에서 발송된 이메일 스팸은 76만건, 해외에서 국내로 발송된 이메일 스팸은 1988만건이었다.

이러한 결과는 중국발 스팸이 1500만건 감소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방통위는 "중국의 스팸대응기관(12321 센터)과 스팸정보를 공유해 협력을 강화하는 등 국외 이메일 스팸 감축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분석했다.

국민 1인당 1일 평균 스팸 수신량은 0.53건으로, 휴대전화 음성스팸과 문자스팸은 2018년 하반기 대비 증가했으며, 이메일 스팸은 감소했다. 

휴대전화 스팸 발송량이 증가함에 따라 수신량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문자스팸의 수신량 증가는 도박스팸과 대출·금융스팸의 증가가 주요 요인으로 파악됐다.

도박스팸은 다수의 번호를 사용하면서 스팸내용(업체명 등)을 교묘히 변경해 가며 발송하는 방식으로 통신사의 필터링 및 KISA 차단 시스템을 우회함에 따라 차단이 어려워지고 있다. 

최근 증가하는 주식권유 등 대출·금융광고는 메시지 내용만으로 불법여부 확인이 어려워 다소 느슨한 필터링 기준을 적용한 점이 수신량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방통위는 분석했다.

방통위는 스팸 유통현황 분석 결과를 토대로 불법스팸 대응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대출사기, 도박중독 등 국민의 2차 피해(사회적·경제적)로 이어질 수 있는 불법대출·도박 스팸 발송량이 급증함에 따라 관련 규제기관(한국마사회,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금융감독원 등)과 스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해 스팸 기반 범죄를 효과적으로 예방하는 체계를 마련한다.

대량문자발송서비스를 통한 스팸이 계속해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만큼 스팸 신고가 많이 접수된 사업자를 대상으로 현장점검을 강화하여 감축을 유도한다.

스팸 메시지가 지능화되어 차단시스템을 우회하는 것에 대응하고자, 빅데이터 분석 및 탐지·차단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등 스팸 차단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할 예정이다.

최성호 이용자정책국 국장은 "스팸이 단순히 불편을 끼치는 광고성 정보를 넘어 사기, 도박 등 범죄 수단으로 악용되는 현상이 확대되고 있어 각별한 대응이 필요하다"라며 "빅데이터 분석과 데이터 개방을 통해 국민의 더 큰 2차 피해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계기관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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